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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대출받기 어렵다, 금융권 대출태도 지수 마이너스 유지

은행 등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올해도 가계와 기업 대출을 조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올해 1·4분기 가계와 기업의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신용위험도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테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전망한 올해 1·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마이너스(-) 19로 집계됐다.

은행의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 2015년 4·4분기부터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의 향후 대출 계획을 조사하는 대출태도 전망치가 마이너스이면 현재보다 대출심사 조건을 강화하겠다고 답한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3으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30,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은 -10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심사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에 대출 태도를 강화하는 것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데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강화되기 때문으로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은 경제상황의 불확실성 증대, 기업의 영업실적 악화 우려 등을 감안해 여신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특히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 정부의 정책과 담보가치 하락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보다 조건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해를 맞아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들의 신용 위험도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은행들의 올해 1·4분기 대출 수요 전망치는 11로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대출 수요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으로 대출 수요가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대출은 주거비 등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지만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정책 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이 바라본 1·4분기 중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40으로 지난해 4·4분기(22)보다도 더 급속히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는 각각 30, 43을 기록했으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4분기(13)보다 대폭 높아진 37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비은행 금융기관도 대출 조이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됐다. 업권내 경쟁이 심화되는 신용카드회사(6)을 제외하고는 상호저축은행(-12), 상호금융(-33), 생명보험(-21)등 대부분의 업권의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9일까지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19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