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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가족력, 임신합병증 발생 높여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가족력, 임신합병증 발생 높여
윤창환 교수(왼쪽) 최동주 교수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가족력이 임신합병증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윤창환·최동주 교수팀은 신뢰도 높은 조사결과를 얻기 위해 의료전문가 집단인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와 회원 메일 등 웹기반의 컴퓨터 인터뷰를 통해 총 9989명의 국내 등록된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조기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을 포함해 고혈압 및 당뇨병 등의 가족력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다.

조기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은 아버지, 남자 형제의 경우 55세 이전, 어머니, 여자 형제의 경우 65세 이전에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통상적인 심뇌혈관질환 발생 연령보다 빨리 발생한 경우이기 때문에 고령 외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가족력이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전에는 정상 혈압이었던 여성이 임신 기간 중에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 혈압 90mmHg 이상을 보이는 고혈압이며 임신성 당뇨병도 임신 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당뇨병이 임신 중에 처음 발견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결과 설문에 참여한 인원 중 3895명이 한 번 이상의 임신을 경험했고, 중복출산을 포함해 총 8783번의 출산력이 있었다. 이중 247명(6.3%)이 임신성 고혈압을 경험했고, 120명(3.1%)에게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했다.

임신성 고혈압 및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하면 향후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심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의 가족력과 임신관련 합병증 사이의 연관관계에 대해서는 연구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가족력, 산부인과력, 임신했을 때의 나이 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고령의 나이(35세 이상)가 임신성 고혈압 발생 위험을 60%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조기 심뇌혈관질환 가족력 역시 임신성 고혈압을 60%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당뇨병 가족력과 불임치료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을 170% 증가시켰고, 불임치료병력은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을 80% 증가시켰다.

또 여러 번 임신 경험이 있는 케이스를 분석한 결과 임신성 고혈압은 첫 번째 임신일 때, 임신연령이 높을 때, 조기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았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연령이 높을 때, 불임 치료병력이 있을 때,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을 때 증가 경향을 보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윤창환 교수는 "임신 및 출산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는 추세에 산모의 출산연령이 올라가면 조산, 임신성 고혈압 및 당뇨병 등 임신관련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족력을 자세히 확인하고 조기 심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산모에 대해서는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을 더 철저하게 감시하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과학 및 의학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