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잘못 부여된 주민번호 때문에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노령연금을 환수 당하게 된 망자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사망신고시 '주민등록 생년월일 정정'이유로 노령연금 환수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2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유족이 모친의 사망신고를 위해 주민등록부상의 생년월일을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생년월일로 정정했는데, 국민연금공단이 노령연금 지급시점이 변동됐다고 이를 환수키로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연은 이렇다. 서울시 광진구에 사는 A씨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망신고 과정에서 어머니의 주민등록상의 생년월일과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생년월일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동 주민센터 안내에 따라 사망신고 절차상 편의를 위해 주민등록부상 생년월일을 가족관계등록부상 생년월일로 정정하고 사망신고를 했다.
그러자 국민연금공단은 A씨 어머니의 주민등록상의 생년월일이 1954년 5월에서 같은 해 12월로 7개월가량 늦춰져 정정됐기 때문에, 노령연금 지급사유 발생일 또한 당연 변경됨에 따라 정정 전 생년월일 기준으로 이미 지급한 노령연금 7개월분(166만8240원)에 대해 환수 결정을 했다.
이에 A씨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망신고를 이행하기 위해 주민등록부상의 생년월일을 정정했는데, 생전에 모친이 수령한 노령연금을 추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는 A씨의 어머니와 가족들은 주민등록상의 생년월일을 정당한 생년월일로 평생을 살아 왔고, 생년월일 오류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민연금을 가입하고 노령연금을 수령해 당사자와 유족들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봤다.
또 A씨 어머니의 호적부와 주민등록상의 생년월일이 불일치하게 된 시점이 1975년(당시 어머니의 나이는 21세)으로 당시에는 공부관리 전산화 이전으로 수기 오류 등 공무원의 잘못으로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 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사망신고를 위한 공부상 번호 정정에서 비롯된 국민연금공단의 노령연금 환수처분이 노령연금을 환수를 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유족이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 할 만큼 강한 경우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국민연금공단이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에 지급받은 노령연금에 대하여 유가족에게 환수토록 한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주민등록부와 가족관계등록부의 생년월일 불일치로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민원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고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