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제이 메이너(왼쪽)와 살해된 성폭행범 레이먼드 얼 브룩스(오른쪽).
딸의 성폭행범을 총으로 쏴 죽인 아버지가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매체 미러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앨리배마주 컬먼시에서 아버지 제이 메이너가 딸의 성폭행범 레이먼드 얼 브룩스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성폭행범 레이먼드는 줄리아 어머니의 양아버지로 줄리아에게는 양할아버지였다. 줄리아 메이너가 레이먼드에게 성추행을 당하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겨우 네 살이었다. 그녀는 이후 여덟 살까지 레이먼드에게 수 차례 성적 학대를 당했고 견디다 못해 경찰에 레이먼드를 직접 신고했다.
2002년 레이먼드는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가석방으로 2년 3개월만에 출소했다. 이후 레이먼드는 줄리아가 거주하고 있는 컬먼시 근교에서 계속 살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줄리아는 어느덧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러나 그녀는 트라우마로 계속 고통받고 있었다. 감정 기복이 심했고 이는 결혼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끝내 줄리아는 남편과 이혼했다.
줄리아의 아버지 제이는 딸이 고통받는 것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는 딸을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줄리아는 그 일로 계속해서 괴로워했지만 가해자 레이먼드는 감옥에서 짧은 시간을 지냈을 뿐이었다.
결국 2014년 6월 8일 제이는 레이먼드를 총으로 쏴 죽였다. 그는 당일 체포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딸의 이야기를 하면 감형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딸이 과거의 일을 증언하며 또다시 고통받을 것을 우려해 바로 1급 살인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그리고 2016년 11월 제이는 4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선고 이후 줄리아는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권을 포기했다. 그녀는 현지 언론에 "아버지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1급 유죄를 인정했다"며 "그 덕분에 나는 성폭행 당시 상황을 많은 사람 앞에서 떠올리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일로 계속 트라우마를 받고 있었고 아버지 역시 괴로워하는 자신을 보며 함께 '지옥을 걸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joa@fnnews.com 조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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