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 지·정체현상 빚자 시민 지하철 몰려 혼잡 극심
서해안고속도로선 4중 추돌 4개차로 막아 통행 큰 불편
수도권 지하철 잇달아 고장 항공편.여객선도 운항 차질
주차장에 쌓인 눈 서울을 비롯,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린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 눈이 쌓여 있다. 기상청은 21일 밤부터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호남, 경남북 내륙에 눈이 내리고 아침 최저기온은 -14도에서 -1도, 낮 최고기온은 -2도에서 7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김범석 기자
절기상 대한(大寒)인 20일 새벽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빙판길 교통사고로 도로 곳곳에서 지.정체 현상이 빚어졌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지하철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서울과 경기, 인천에 올겨울 첫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오전 8시 대설주의보는 해제됐으나 적설량은 오전 9시 기준 백령도 7.5㎝ 수원 7.1㎝ 서울 6.6㎝ 대전 4.5㎝ 청주 4.5㎝ 등을 기록했다.
■지하철 고장 잇따라…1호선 멈춰 30분간 운행 중단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지하철이 연이어 고장나면서 출근길 불편이 가중됐다. 이날 오전 7시 15분께 인천지하철 2호선 검단오류역에서 아시아드경기장역으로 가던 열차가 전력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멈췄다. 승객들은 25분간 열차 정상가동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인천교통공사는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열차의 동력을 연결해주는 장치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8시 40분께는 제기동에서 신설동 방면으로 향하던 지하철 1호선 열차가 갑작스런 동력운전불능으로 멈췄다. 수분 후 동력이 재가동되면서 열차는 신설동역에 도착했으나 메트로 측은 오전 9시 14분께 열차를 인근 차고지로 이동시켰다.
승객들은 모두 신설동역에 하차한 뒤 지하철 2호선이나 버스 등으로 갈아타면서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이어 오전 9시 20분께 지하철 4호선 과천역에서는 갑자기 열차의 전등이 꺼져 승객들이 하차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해안고속도로 4중 추돌로 1명 사망
밤새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전국 도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5시 25분께 충남 서산시 운산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250.6㎞ 지점에서 화물차 3대와 승용차 1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사고 차량들이 4개 차로를 가로막으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돼 심각한 정체현상이 벌어졌다. 차량 통행은 오전 9시 50분께 재개됐다.
서울시내에서는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잇따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교통이 통제되는 구간도 없었다. 전국적으로 이날 새벽 교통이 통제된 구간은 강화 고비고개 및 대문리고개, 경남 함양 오도재 및 원통재, 경남 산청 밤머리재 등 총 5곳이었다.
■하늘길도, 바닷길도 막혀…시민들 불편 호소 "진이 다 빠져"
일부 항공편과 여객선도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국민안전처는 폭설로 인해 이날 오전 8시를 기준으로 김포에서 여수.포항.사천으로 향하는 7개 항공편, 여수와 제주를 오가는 1개 항공편 등 모두 8편이 결항됐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 7개 항공편 모두 항공사 측에서 사전에 취소한 것"이라며 "폭설로 인한 영향은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인천과 인근 섬을 잇는 여객선 운항도 대부분 통제됐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 이작도, 대부도.풍도.육도를 잇는 항로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장봉도를 잇는 여객선의 운항이 통제됐다.
시민들은 눈이 많이 내리면서 출근길이 고됐다고 호소했다. 직장인 이상호씨(28)는 "9호선은 원래도 혼잡했는데 오늘 폭설로 사람이 너무 많아 열차를 한번 놓쳤다"며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지하철로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구자윤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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