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역할
트럼프 생각 잘 짚어내며 공화당 전대 선풍적 인기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영어 등 5개국어에 능통
트럼프의 맏사위 쿠슈너, 대선캠프 진두지휘 활약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최대 위기를 맞는다. 과거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언론에 공개됐고, 지지율은 급락했다. 대선 전 막판에 터진 위기에서 트럼프를 구한 일등공신은 장녀 이방카였다.
이방카는 단호하게 대응했다. 그녀는 "내 아버지의 발언은 명백히 부적절하고 공격적인 것이다. 다만 그가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내 가족과 미국 국민에게 사과한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잘못을 지적하는 동시에 그의 신속한 사과를 부각시켜 트럼프 성추문의 역풍을 조기에 차단했다.
이방카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데 이론이 없다. 트럼프의 약점인 백인 여성들의 지지도 끌어냈다.
이처럼 이방카는 가족 중에서도 트럼프의 생각을 가장 잘 읽는다. 트럼프도 이런 이방카를 가장 총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그룹 부회장인 이방카는 트럼프 가족 중 대중의 호감도가 가장 높다.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의 성공적인 연설은 "그녀의 정계 데뷔"라는 해석도 불러왔다.
이방카는 트럼프정부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2월 트럼프 당선 직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만남도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담에서 두 사람도 동석할 만큼 트럼프의 신임이 두텁다.
트럼프는 세 번의 결혼으로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녀 이방카를 비롯해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 차녀 티파니 트럼프다. 막내이자 3남은 배런 트럼프다.
이 가운데 트럼프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가족은 3명이다. 멜라니아, 이방카와 쿠슈너다.
"퍼스트레이디는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가 맡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당초 멜라니아가 아들 배런의 학업 문제로 뉴욕에서 워싱턴DC 백악관으로 이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방카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방카는 취임식 하루 전인 지난 19일 "한 명의 퍼스트레이디가 있다. 그녀가 아주 잘할 것"이라고 했다.
슬로베니아계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는 미국 역사상 첫 동유럽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이디다. 열여섯 살부터 모델 일을 시작해 1996년 미국에 진출했다. 그해 뉴욕 패션위크 행사장에서 트럼프를 만났고, 2005년 결혼했다. 그녀는 슬로베니아어는 물론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세르비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실세는 이방카의 남편이자 트럼프의 맏사위 쿠슈너다. 올해 37세인 쿠슈너는 상당히 정치적인 인물이다. 지난 2006년엔 주간지 '뉴욕 옵서버'를 인수, 미디어 분야에도 손을 뻗고 있다. 그는 정권인수위원회의 실세로 트럼프 취임 전 내각을 구성하는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선 때는 사실상 트럼프 캠프를 진두지휘했다. 캠프의 자금관리는 물론 연설문 작성까지 대선 전략을 총괄했다.
쿠슈너는 트럼프정부에서 백악관 선임자문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백악관 선임자문관은 미국의 통상.외교.안보 정책에 관여하는 자리다.
정통 유대교 신자인 쿠슈너는 미국이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등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방 친족등용금지법은 대통령 친인척의 공직 임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쿠슈너는 "백악관에서 일하게 되면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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