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딜리 인스타그램
벨기에 출신 톱모델 하네 가비 오딜리(29)가 자신의 성 정체성이 '간성(間性·intersex)'임을 고백했다.
간성이란 남성과 여성의 특성이 혼합돼 태어나는 성을 지칭한다. 때문에 간성은 완전한 여성이나 완전한 남성의 전형적인 신체·생식기 등을 가지지 않고 두 성별의 특징을 모두 가지거나 그 중간적 성질과 형태를 띤다.
24일(현지시간) 미 USA투데이를 통해 오딜리는 본인이 간성으로 살아온 인생을 털어놨다.
오딜리는 "지금 내 인생에서 금기를 깨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금 이 시점, 이날, 이 나이는 (성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완벽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처럼 간성인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간성 어린이가 부모의 뜻에 따라 불필요한 수술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오딜리 인스타그램
잠복고환(undescended testicle) 상태로 태어난 오딜리는 10살에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부모님이 제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고, 평범한 여성으로 자랄 수 없다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오딜리는 18살에 자궁 재건을 위해 또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그녀는 "간성으로 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두 차례의 수술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며 "(수술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밝혔다.
오딜리는 보그, 엘르 등 패션 잡지 모델로 활약했으며 마크제이콥스, 샤넬, 지방시, 프라다 등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 무대에도 수차례 등장했다.
2015년 1월엔 가수 지드래곤과 한국 보그 표지를 함께 장식하기도 했다.
간성은 생각보다 흔하다.
UN에 따르면 간성 인구는 세계의 1.7%에 이른다. 즉 1000명중 17명은 통계적으로 간성이다.
세계에서 빨간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인구가 1-2%라는 것을 생각하면, 간성 인구는 꽤나 많은 수치여서 간성에 대한 인식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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