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로 굉장히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드는 배치돼야 하고, 잘한 결정이며 한·미동맹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65번째 생일을 맞아 관저에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김관진 국가안보실장·박흥렬 경호실장 등 10여명의 청와대 참모진들과 오찬을 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이날 오후 4시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신임 미 국방장관과의 회동 직전에 나온 것으로 국정운영 복귀에 대한 의지를 피력함과 동시에 정권교체 등 정치상황 변화 속에서도 사드 배치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일본·독일 같은 나라에 대해선 보호무역 내지는 무역수지 불균형으로 인한 환율정책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대해선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불과 십며칠(12일)만에 미 국방장관을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보낸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며 한·미 군사협력 등을 공고히 하려는 사려깊은 조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1시50분까지 약 2시간동안 오찬을 겸한 자리에서 전체 대화의 60%가량을 안보문제에 대 할애할 정도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다음으로는 4차 산업혁명 대처 강조나 공무원연금개혁·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등 재임 당시 성과에 대해 되짚은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클라우츠 슈밥이 쓴 4차 산업혁명을 읽은 것으로 전해진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선진국이고 인공지능(AI)등에 있어서 굉장히 앞서가고 발전해나가는 단계에 있는데 IT발전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판단을 한다든지 기계를 다루는 등 전반적인 사회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 등 큰 변화에 잘 대처해야가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은 했지만 구체적인 평가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날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나 헌법재판소 출석 문제 등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이날 생일 오찬 메뉴는 칼국수였으며, 포도주스로 건배주를 대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생일날 국수를 먹으면 명이 길어진다는 전통이 있어 조촐하게 담담하고 차분한 가운데 식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관저 응접실엔 박사모와 일반시민들이 보낸 꽃다발과 엽서, 중국 팬클럽인 '근혜연맹'에서 선물들이 놓여있었으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새누리당 의원 일동'으로 보낸 생일 축하 꽃다발도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 생일에 보내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전은 이번엔 없었다. 최근 여권의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을 시켜 한광옥 비서실장에게 박 대통령 생일 축하 인사 겸 안부를 물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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