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랗고 얼핏보면 촉수같이 생긴 수많은 다리를 가진 '괴물체'가 등장했다. 괴물체의 정체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출신 마수드 하사니가 발명한 지뢰 제거기 '마인 카폰(Mine Kafon)'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네덜란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하사니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하사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 때문에 피해를 입는 아이들을 보며 성장했다.
누구보다 지뢰의 위험성을 잘 아는 하사니가 개발한 '마인 카폰'은 구체에 대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여러 개로 구성된다. 대나무 재질이기 때문에 지뢰밭에 던져 놓으면 바람을 주 동력으로 굴러다니며 지뢰를 밟아 터뜨리는 방식이다.
'마인 카폰'에 설치한 GPS는 이동 경로를 추적해 기구가 거쳐간 지역을 통해 지뢰 제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생산비도 강점이다. '마인 카폰' 1대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60달러 정도로 10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 쉽게 양산 가능하고 민간인들의 비용 접근성도 낮아져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하사니는 지난 2015년 '마인 카폰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마인 카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비용을 모금 중이다. 현재 '마인 카폰'은 여러 나라에서 지뢰 제거기로 활용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시 매설된 지뢰는 약 50만발로 알려져 있다.
주 생산국은 이웃 나라인 파키스탄이며, 1970년대 소련 침공 때부터 대전차 지뢰를 매설했다. 21세기 들어 미국-탈레반 교전 당시 목함지뢰 등이 추가로 매설됐다고 한다.
지뢰의 슬픈 그림자를 알았던 한 디자이너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