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된 가운데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22) 신변에 관심이 쏠린다.
서구식 교육을 받았으며 개방적 사고방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그는 과거 핀란드TV와의 인터뷰에서 삼촌인 김정은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칭한 바 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이날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김정남의 가족으로는 본처와 아들 1명이 중국 베이징에 있으며, 후처와 1남 1녀가 마카오에 있다고 전했다. 그중 김한솔은 마카오에 있는 후처 소생이다. 두 가족은 모두 중국 당국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명문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한 김한솔은 부친을 찾아 마카오로 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까지 자세한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었다.
김한솔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손자이자 '김일성-김정일-김정남'을 잇는 김씨 일가의 사실상 '장손'이자 '적통'이다. 아버지 김정남의 사망으로 김정일의 첫 동거녀 성혜림(2002년 사망)쪽 후손 가운데 생존해있는 대표적 인물이 됐다. 그의 부친처럼 그 역시 김정은 위원장에겐 장래 '화근'이 될 수 있다.
이미 2013년 12월께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된 직후부터 프랑스의 현지 경찰의 밀착경고를 받을 정도로 그를 둘러싼 신변위협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한솔도 아버지처럼 중국 당국의 비호를 받으며 외국에서 잠행을 계속하거나, 제3국으로 망명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대북 전문가 일각에서는 신변보호를 위해 김한솔을 한국 등 안전한 곳으로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있다.
국내에서 김한솔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북한체제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졌으며 서방 언론과 인터뷰에 응할 정도로 개방적인 태도를 가졌다는 점이다. 김한솔은 2013년 핀란드TV와의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이 어떻게 김정일의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나는 통일을 꿈꾼다.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고 싶다"며 한반도 통일과 북한 주민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 세련되고 말끔한 외모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라는 점만으로도 국내 언론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김한솔 외에 주목되는 김씨일가의 백두혈통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숙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체코주재 북한대사다.
김일성의 둘째 부인 김성애에게서 태어난 김평일은 유럽을 떠돌며 수십년째 외교관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성품으로 김정은 교체 시 지도자로 옹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문제담당 국장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부에서 벌어진 일의 여파로 김정남이 피살된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김평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외 이복누나 김설송은 상당한 실권이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지만 권력구도에서 배제된 채 감금됐다는 설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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