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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4>다솜이재단 "사회적가치·수익성 동반 상승…시장 선도하는 기준점 될 것"

비영리법인 다솜이재단은 취약계층 돌봄서비스 분야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독보적인 사회적기업이다.

국내 사회적기업 1호라는 상징적 타이틀을 쥐고 있지만 지난한 경영 과정에서 일반 영리기업들도 보고 배워야 할 경영의 바이블을 보여줬다.

다솜이재단의 성공키워드를 요약하면 '품질에 기반한 혁신 플랫폼 구축'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가치의 미션을 기반으로 밀도있게 한우물을 팠던 이력이 결과적으로 원칙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리기업을 뛰어넘는 혁신의 대명사
지난 2004년 교보생명 산하 사회봉사단으로 무료간병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취업 취약계층 여성의 일자리 제공과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료간병을 해주는 사회적 가치를 표방한 것.

다솜이재단의 혁신은 2006년부터 시작된다. 교보생명의 지원으로 해오던 무료간병서비스 외에 유료간병사업인 다솜이케이 서비스를 시작한 것.사회적기업으로서 외부 지원없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내부역량을 쌓기 위해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유료간병은 기존업체와 경쟁을 통해 병원과 단체계약을 따내야 한다. 다솜이재단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공동간병제라는 차별화 전략을 도입한다. 간병인 1∼2인이 6인 병실의 환자 전원을 동시에 돌보는 공동간병제다. 현재는 3-4명이 병실을 맡는다. 1대1간병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간병인들의 업무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서비스 단가를 낮추는 대신에 품질은 시장 수준보다 높이는 결과를 이어졌다.

여러 병원에서 러브콜을 받은 다솜이재단은 단기간에 사업을 확대하면서 간병인 수도 급속도로 늘었다. 특히 200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서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힘이 됐다. 그러나 당시의 약은 독으로 돌아왔다. 2010년부터 정부의 지원 기간이 만료되면서 인건비 감당이 힘들어진 것이다.

이후 다솜이재단은 2년동안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폐쇄의 기로에 선다.

다솜이재단 김서연 사무국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당시에 인건비 비중이 매우 컸는데 정부지원 시기가 만료되면서 성장통을 맞게 됐다"면서 "몸집은 커지고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적자상태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다솜이재단은 과감하게 기존의 저가전략을 접고 품질경영과 합리적인 고가 서비스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당시만 해도 3만5000원에 그쳤던 간병요금을 4∼5만원선으로 끌어올렸다. 서비스도 난이도에 따라 다양화하면서 가격책정을 달리 한다. 가격이 소폭 올랐지만 품질이 뒷받침해준 덕에 드디어 2012년 흑자전환에 성공한다.

지난 2013년 발간된 '다솜이재단 품질경영보고서'는 이같은 혁신과 도전의 결과물을 집대성한 바이블이다.

김 사무국장은 "품질경영체계수립 작업을 2년간 거친 뒤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면서 재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에게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품질은 고도화하고 가격경쟁력도 갖춘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기업이기에 가능했던 품질기반의 혁신플랫폼 구축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다솜이재단 간병인 수는 500명에 육박하는데 50대 중장년층이 다수다. 지적장애인도 지난 2012년부터 보조간병사로 투입됐다. 공동간병제를 도입하고 간병인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업무역량에 맞는 분업화를 구축한 점이 돋보인다. 업무효율도 높이고 간병사들의 만족도도 높이면서 결과적으로 품질개선으로 이어졌다.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돌봄서비스를 IT에 접목한 점도 혁신의 일환이다. 헬로우케어 서비스 앱에 로그인을 하면 환자가 어떤 서비스를 받았는지, 현재의 상태는 어떤지 언제라도 검색 가능하다. 업계 최초로 국내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카드로 간병비를 결제하는 시대도 열었다.

■부단한 시장 개척으로 사회·경제 가치 달성
다솜이재단은 사업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미래가 밝다.

기업의 미션에 입각해 한 우물을 제대로 파다보니 다른 길들도 스스로 열리는 겪이다. 부단한 신사업 다각화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돌봄서비스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하다보니 각종 돌봄 서비스 진출이 쉬워졌다. 사회적으로 돌봄 수요가 다변화되고 있는 대외 환경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는 항암치료를 받고 퇴원한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한 암 특화서비스를 선보였다. 다솜이재단은 암특화서비스에 이어 재활특화,호스피스특화, 중증과 만성질환특화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돌보는 일을 미션과 비전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사업을 통한 수익성이 높아질수록 사회적가치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면서 "일반 영리기업보다 우리의 업력을 계속 키워서 시장의 기준점이 되는 선도적인 역할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