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 항소심 무죄 ..洪 “어려움 마다 않을 것”
사실상 대선출마 시사 분석
자유한국당의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대권 레이스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침체된 당내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국당은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공동연대 책임론에다 바른정당 분화, 친박근혜계 청산작업과 당명개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쇄신과정에서 과연 독자적인 후보를 낼 수 있을까라는 당초 무력감에서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당이 대선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고위당정협의회를 정상가동하는 한편 경선일정 마련에 착수하면서 향후 홍 지사의 거취에 따라 당내 경선흥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홍 지사는 16일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무죄 선고가 나면서 대권도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지난 1년10개월간 재판과정에서 정치적 활동을 제약받아온 만큼 무죄 선고로 정치적 활동반경이 대폭 넓어졌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이날 무죄 선고 후 서울 여의도 경남도청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사실상 대선출마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홍 지사는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급한 게 아니다"라며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들 행태를 보면 마치 슬롯머신 기계 앞에 앉아서 10센트 넣고 100만불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일갈했다. '홍준표 검사'의 명성을 있게 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재직 당시 "슬롯머신 사건"을 빗대 마치 정상적인 루트가 아닌 도박에서 '대권'이라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류로 취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제가 대선에 나간다 안 나간다 할 문제도 아니고, 그런 순간도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존 출사표를 던진 주자들의 콘텐츠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급한게 아니다'라고 한 것을 놓고 당장 대선출마를 선언하기보다는 여야 각당 상황과 정치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경남도정을 어느 정도 추스르면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어 "지금 탄핵도 가부 여부가 진행되고 있다.
대선(출마 여부) 문제를 지금 거론한다는 것은 좀 성급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대선출마를 결심하더라도 일단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 이후라는 뉘앙스다.
한국당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사당이 아니고, 이 땅의 우파진영의 본산"이라며 "그래서 쉽게 떠나기가 어렵다"고 말해 당분간 탈당할 마음이 없음을 시사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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