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김정남에게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검출된 가운데, 북한이 10~20년 전부터 VX를 제조했다는 북한 고관 출신 탈북자의 증언이 나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5일 북한의 화학무기에 정통한 고위 간부 출신 탈북자는 북한이 1990년대부터 VX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북한이 제조 기술과 원재료를 중앙아시아에서 입수했다"며 "북한이 VX를 암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국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은 2천500~5천t으로 추정된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국내에 화학무기를 합성하는 생산거점을 12곳, 저장기지를 6곳 가지고 있다.
VX는 잠깐의 노출에도 치명적일 정도로 독성이 강하지만 범행을 수행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 2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이들 중 1명은 구토를 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한 명은 멀쩡해 VX의 맹독이 두 여성에게 차별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말레이시아 현지 조사 관계자를 인용해 독성이 강한 VX가 범행 현장에서 혼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VX는 인류가 만든 화학물질 중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로 불리지만 VX가 되기 전의 2가지 물질은 독성이 낮아서 운반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역시 인터넷판 기사에서 "독성이 낮은 2가지 물질을 김정남의 얼굴 위에서 혼합시켜서 VX를 생성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범행을 행한 여성들이 현장에서 크림 형태의 물질을 VX와 섞어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하기도 했다.
누마자와 사토시(沼澤總) 일본 쇼와대학(약학부 독물학) 교수는 "VX를 흡수하면 자율신경 등에 작용해 거품이 나오거나 근육 경련이 발생해 사망한다"며 "피부에서 흡수하면 10~30분 가량은 증상이 약하지만 일단 증상이 제대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급속히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VX는 휘발성이 낮아 현장에서 합성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VX를 크림상의 물질과 섞어서 사용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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