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측, 정운찬 입당 염두.. 경선흥행 위해 연기 주문
劉측 "일정 손대지마" 발끈.. 金 역할 두고도 양측 충돌
바른정당 경선 일정 연기를 놓고 김무성계와 유승민계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당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김무성 의원이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것에는 의견일치를 봤으나 경선 일정을 두고 두 계파간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입당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마찰은 경선 흥행을 노리는 당의 조급증이 반영된 탓이란 지적이다.
14일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관리위원회에 경선일정을 현실적으로 조정해달라고 공식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제3지대 연대설이 오가고 있고 정운찬 전 총리의 입당이 임박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이다.
경선 흥행을 위해 전체적인 일정을 늦출 필요가 있음을 제기한 것으로, 당초 오는 28일 대선후보를 지명하려했던 일정에서 4월초로 연기할 것을 주문했다.
김성태 사무총장의 이같은 제안에 유승민계가 발끈했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경선 일정도 손대지 말고 5개 권역 일정 정도만 조정할 수 있게 했다"며 "경선의 큰 틀은 유지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고 당 경선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재경 의원도 이것에 대해 못 박았는데 사무총장이 그렇게 브리핑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김무성 의원의 역할을 놓고도 양측의 충돌은 가시화됐다.
사실상 탄핵정국을 주도해온 바른정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사저복귀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지율 상승으로 좀처럼 견인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는 만큼 한때 보수정당 유력 주자였던 김 의원의 '존재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미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대선주자로서보다는, 당을 이끌어갈 '구원투수론'에 가깝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후 새로운 보수가치의 구현을 위해 정치적 중량감이 큰 김 의원이 나서 대안후보를 물색중인 중도보수층을 다잡아 정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당내 경선흥행을 주도해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다만 유승민계 의원들의 반발 또한 커 내홍조짐이 일고 있다.
전날 의총에서 김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만장일치로 정했으나 비상대책위원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김무성계에서 제기되면서 양계파간 갈등은 다시 점화됐다.
김영우 의원은 "당내 상황이 아주 좋지 않다. 계파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는 상황이 나오면서 갈피를 못잡고 있다"며 "당 지지율과 후보들 지지율이 낮아 다들 예민해져 있는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잘 조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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