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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없는 대선판, 범보수 후보들 반문연대 형성 유리

보수표 분산 가능성 사라져 대선후보 연합 여건 형성
선거까지 55일 남은 상황 후보단일화 시간 부족 분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5일 대선에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반문재인(반문)연대 형성은 한층 수월해졌다는 분석이다.

강력한 보수층을 흡수할 황교안 대행이 불출마하면서 반문연대의 영향력을 줄일 가능성이 사라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또는 범보수 후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표 분산 가능성이 사라져 여러 대선후보들의 이합집산 여건이 수월해졌지만 5월 9일로 조기대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한계라는 지적이다.

■반문연대 형성 탄력받나

보수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던 황 대행의 불출마로 친박근혜(친박)계를 비롯한 골수 보수층의 지지를 와해시키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중도하차 이후 범보수층의 지지까지 받으며 한때 황 대행의 지지율은 15%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나 특검연장 승인 거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박근혜 정권과의 연계성이 부각되면서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고, 결국 지지충이 친박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층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황 대행은 출마했을 경우 범보수후보 단일화를 비롯 제3지대 연대에도 섞일 수 없는 독자요소로 분류돼왔다.

정치권에선 일찌감치 황 대행의 불출마를 예상했으나 황 대행이 직접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대선구도를 짜는 각 후보들의 움직임은 분주해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황 총리의 불출마가 문재인 측이든 더불어민주당 측에 아픈 부분이 될 수 있다"며 "황 대행이 나왔으면 반문에 황 대행까지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으로 황 대행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이른바 빅텐트론이나 반문 후보를 만드는데 더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대선 구도에서 보수후보가 없어진 상황에서 핵심 보수후보였던 황 대행이 나오지 않으니 한국당 후보들에 조금 지지율이 분산될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들 보수층이 바른정당 대선주자에게 옮겨지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교안 대행에 가있던 반기문 지지층이 안철수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한국당이나 바른정당 후보들은 갑자기 지지율이 오를 계기도 없고 사표방지 심리 탓에 크게 혜택받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연대 위한 물리적 시간 한계

반문연대 형성을 위한 여건은 만들어졌지만 각 후보들이 연대에 나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말 출마선언을 하는 홍준표 경남지사를 비롯 기존에 출마선언을 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범보수진영 후보들만 해도 대선이 55일 남은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촉박하다.

국민의당 경선에서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안철수 전 대표나 손학규 전 대표 또한 경선을 거친 이후 다른당 후보들과 연대를 논의한다고 해도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3파전 구도로 전개될 것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각 당 대선주자들의 경선이후 2주정도가 연대논의를 위한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황교안 변수는 애당초 우리와 연대조차 어려운 힘든 것이었다"며 "일단 한국당 경선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 한국당 의원도 "당내 압도적인 1등이던 황 대행이 불출마해 다른 주자들이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는 어렵다"며 "시간적 여유가 없지만 우파 지지자들의 관심이 우리쪽으로 분산되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황교안 없는 대선판, 범보수 후보들 반문연대 형성 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