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신해철씨 수술을 집도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집도의 강세훈씨가 항소심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강씨의 항소심 1회 공판에서 강씨 측은 "1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강씨의 변호인은 "당시 2014년 10월19일 고인이 퇴원한 것은 가퇴원이었고 주의할 사항을 충분히 설명해 가퇴원에 대한 과실이 없다"며 "그 이후 피해자가 병원에 찾아왔을 때 입원과 검사 등을 지시했는데 따르지 않은 게 사망의 원인이어서 강씨에게 사망에 따른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심이 업무상 비밀누설과 의료법 위반을 살아 있는 사람에 한해 적용된다고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고 집행유예는 너무 가볍다"며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 "절차를 빨리 밟아 재판이 늘어지지 않도록 신경써달라"고 요청하고 다음 재판은 4월20일에 열기로 했다.
강씨는 2014년 10월17일 신씨에 대한 위장관유착박리수술을 집도해 같은 달 27일 신씨를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해 11월25일 강씨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업무상 비밀누설 및 의료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신씨의 소장에 있던 구멍 심낭천공은 강씨가 시행한 수술과정에서 발생했거나 수술 당시는 아니라 해도 당시 발생한 손상에 의해 지연성으로 발생한 천공이라는 것을 인정하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업무상 과실치사를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강씨에게 처벌받은 전과가 없고 2014년 10월20일에 이르러 신씨에게 복막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나름대로 염두에 두고 검사를 위한 입원을 지시하는 등 충분하지 않지만 능력 범위에서는 어느 정도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씨가 신씨의 의료기록 등을 인터넷에 올려 업무상 비밀누설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서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비밀까지 법률규정에 의해 보호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도달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