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GDP성장률 조사.. 올 2.37%, 2018년 2.47% 예상
트럼프 각종 공약 효과로 일시적 탄력 받겠지만 세제·규제 개혁 늦어지면 기업 투자 둔화될수도
미국의 경제성장이 앞으로 2년간 단기적으로 빨라진 뒤 장기적으로 점차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올해 출범한 트럼프 정부의 각종 공약으로 일시적인 탄력을 받겠지만 세제 및 각종 규제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기세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이하 현지시간) 학계와 재계 이코노미스트 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와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2.37%, 2.47%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달 10~13일간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이후 경제 전망이 보다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전에 실시된 설문에서 나온 같은 기간 GDP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2%, 2.0%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의회 연설에서 1조달러(약 1133조원)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허용하는 법률 제정을 요청했으며 앞서 그 외에도 각종 규제 철폐와 세금 감면을 약속했다.
미국 증시는 이 같은 경기부양 공약에 힘입어 이달초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 투자은행 BMO캐피탈마켓의 마이클 그레고리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시장 및 경제 전망이 상승세를 타면서 보다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자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활황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 시장조사기관 DS이코노믹스의 다이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는 마침내 스스로 지속가능한 지점에 이르렀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잠재적인 성장은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WSJ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2019년 미 GDP 성장률이 2.13%로 앞서 2년보다 느려진다고 예측했다. WSJ는 노동인구 증가율과 이들의 생산성을 지적하며 비록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이 경기를 자극해도 장기적인 활황이 지속되긴 어렵다고 관측했다.
로버트 프라이 듀폰 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GDP 전망을 개선하려면 의미 있는 세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의회연설에서 "역사적인 세제개혁안을 만들고 있다"며 대대적인 감세에 나선다고 예고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설문에 참여한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보호무역주의가 각각 노동인구를 줄이고 국제무대에서 미국 경제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대표단체인 미국화학협회의 토마스 스위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성장과 규제 개혁으로 미국의 기업 투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세제 및 규제 개혁이 늦어지면 이로 인해 시장의 경기 전망이 나빠져 기업 투자가 둔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