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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 홍준표, 보수층 결집 '투트랙' 전략 안먹히네

'친박 껴안기 행보' 조원진 변수에 한계 부딪혀
'바른정당 흡수'도 유승민 반발로 가능성 희박

[선택 2017] 홍준표, 보수층 결집 '투트랙' 전략 안먹히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오른쪽)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해 조용기 원로목사(가운데)와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은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보수층 결집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 친박(친박근혜)계를 끌어안으면서도 바른정당 등을 흡수해 이른바 '보수대통합'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홍 후보는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초반판세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양상이다. 대립관계의 친박계와 바른정당을 아우르는 행보가 서로 충돌하는 성격을 지닌 이중적인 전략인 탓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후보는 9일 대선을 한달 앞두고 기독교 인사들을 만나고,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준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분열된 보수층을 결집시키면 선거 막판 대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홍 후보의 판단이다.

홍 후보는 이날 당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선거구도는 결집이냐 아니냐에서 갈린다"면서 "우파가 결집하면 박빙으로 가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가 보수우파 결집에 안간힘을 쓰면서 인적청산을 주장했던 당 대선후보 경선 초기와 다르게 후보선출 뒤엔 이른바 '친박 껴안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적인 보수층 지지와 텃밭인 TK민심을 얻으려면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친박계를 버릴 수 없다는 계산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보수통합을 이유로 사실상 자유한국당 중심의 바른정당 흡수를 주장하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조건없이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에선 일부 강성친박 인사들의 청산 없이는 통합은 물론 연대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의견이 모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경우 홍 후보의 바른정당 통합발언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꼽히는 조원진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홍 후보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연일 홍 후보를 공격하며 보수연대 가능성을 줄여나가는 모양새다. 홍 후보 입장에선 답보상태인 지지율 반등세를 위해 보수대통합이 필수적이지만 양측으로부터 모두 긍정적이지 못한 딜레마에 놓인 셈이다.

홍 후보는 조 의원 탈당을 두고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오히려 보수정당의 색채가 뚜렷해지고, 선거구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자유한국당에서 좌파가 떨어져나가고, 극우도 떨어져 나가 (야권과) 똑같은 구도가 됐다"면서 "선거구도가 우리한테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 후보는 이날 밤 공직자 사퇴시한을 넘기기 직전에 사퇴를 하고, 10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한다.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경남지사 공무원 신분인 탓에 공개 발언을 하지 못하는 등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았다. 이에 경상북도 상주의 4.12 재선거 지원유세를 시작으로 TK 등 보수층 민심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