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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HNA, 해외기업 폭식 2년동안 12개 업체 M&A

인수금액만 45조6880억원.. 인수자금 출처 의혹 나와

중국 종합대기업 하이난항공(HNA) 그룹이 거침없는 인수합병(M&A)으로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제한하고 있는 자본 유출 우려와 더불어 M&A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측은 면밀한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NA그룹은 이날 싱가포르 물류업체인 CWT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FT는 HNA그룹이 CWT를 인수할 시 최근 2년여간 M&A 총액이 400억달러(약 45조6880억원)를 넘어서게 된다고 보도했다.

CWT 인수 총액은 약 10억달러다. HNA그룹은 CWT를 동남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최근 HNA그룹은 활발한 M&A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룹측은 HNA를 항공.관광.호텔 등 업종을 넘어서 금융.부동산.물류까지 포괄하는 종합 지주그룹으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다.

FT가 분석한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데이터에 따르면 HNA그룹은 올해에만 12개에 달하는 인수전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스위스 면세업체 듀프리,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 독일 지방은행 HSH노르트방크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독일 도이체방크 4.7%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보험회사 올드 뮤추얼이 소유한 미국 현지 자산운용회사의 지분 25%를 4억4600만 달러에 취득했다. 이밖에도 스위스의 광산 기업 글렌코어의 석유제품 지분 51%를 7억7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HNA그룹이 종목을 가리지 않고 M&A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금 인수액 출처가 불문명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음에도 오히려 HNA그룹의 해외 M&A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HNA그룹이 M&A를 실시하면서 면밀한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들은 지난달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에도 HNA그룹이 관심을 보였으나, 인수가액이 맞지 않아 포기한 것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