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대우조선 ‘운명의 날’] 대우조선 17일 사채권자 집회, 통과땐 자율 구조조정 돌입

2조9000억 신규자금 ‘숨통’.. 불발땐 정부 ‘P플랜’ 직행

[대우조선 ‘운명의 날’] 대우조선 17일 사채권자 집회, 통과땐 자율 구조조정 돌입

국민연금이 16일 투자위원회에서 정부가 제시한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하면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높아져 대우조선해양은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투입돼 자율적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하지만 반대에 부딪힐 경우 대우조선은 법정관리의 일종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으로 가게 된다.

자율 구조조정으로 갈 경우 사채권자, 시중은행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신규 자금지원을 받아 안정적 구조조조정을 통해 대우조선의 몸집을 줄여 내년 말부터는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반면 강제적 구조조정 성격이 강한 P플랜에 들어가면 사채권자, 시중은행들의 피해 규모가 커지고 대우조선도 수주취소 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율 구조조정이 결정되면 당장 오는 21일 돌아오는 4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연장되고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이 지원돼 숨통이 트인다.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등 사채권자들이 들고 있는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하게 된다. 특히 국민연금은 21일 만기 회사채를 포함, 전체 발행잔액의 약 30%에 이르는 39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시중은행도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 수용을 조건으로 무담보채권 80%를 출자전환하고 20%는 만기 연장하는 데 동의했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무담보채권 1조6000억원을 100% 출자전환한다.

또한 산은과 수은은 자율 구조조정이 확정되면 이달 말부터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대우조선은 21일 만기 회사채 4조4000억원이 상환 유예되더라도 월말 부족자금이 800억~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채 상환 유예와 신규 자금이 지원되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732%에서 300% 정도로 떨어진다. 금융당국은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9월에 한국거래소의 상장실질심사를 통과해 주식 거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 수주를 위해 필요한 선수금환급보증(RG)은 산은이 보증서를 발급하고 시중은행들이 2차 보증을 서는 '복보증' 방식으로 지원된다.

대우조선은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내년 말부터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내년 말까지 대우조선의 자회사 대부분을 매각하고, 현재 1만명인 정규직 인력을 내년 상반기 9000명으로 줄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양플랜트 사업은 정리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과 잠수함 등 방위산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키로 했다.
대우조선 노사도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전 직원 임금 10% 추가 반납, 노사교섭 잠정 중단, 수주활동 지원, 노사확약서 승계 등에 합의했다. 당국과 산은은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내년 말부터 본격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당국의 채무재조정안에 대해 기권·반대하거나 찬성하더라도 사채권자 집회에서 부결될 경우 대우조선은 P플랜으로 가게 된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