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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 범보수 ‘바닥 지지율’ 딜레마

완주하자니 당 존립이 위태
단일화하자니 지방선거 걸려한국당.바른정당 딜레마
보수표심도 마음 못정해

범보수 진영이 좀처럼 뜨지 않는 지지율로 인해 고심이 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기류를 타지 못한 채 2~10% 구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당 안팎으로부터 후보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장 단일화 압박 강도를 세게 받고 있는 대상은 유승민 후보다. 이미 당내에선 유 후보의 지지율이 투표용지 인쇄에 즈음한 이달 말까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홍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다.

■바른정당 劉후보-의원단 '단일화 동상이몽'

일부 의원들은 아예 유 후보의 중도사퇴와 안 후보로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상태다. 하지만 유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유 후보는 홍 후보에 대해선 '성완종 리스트' 연루와 최근 불거진 과거 성폭행 모의 가담 등을 이유로, 안 후보의 경우 불안한 안보관 등을 이유로 단일화 불가론을 고수 중이다. 유 후보는 조기대선 정국을 초래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을 주도, 새로운 보수정당 건립을 기치로 내건 만큼 바른정당의 이름으로 대선을 완주해 국민들 앞에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결국 바른정당은 안 후보로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연대 등으로 대선 이후 재기를 도모하자는 세력과 자유한국당으로 복귀를 희망하는 세력, 유 후보 지지세력 등 세 부류로 나뉜다.

5%대 미만의 미미한 유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한데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제 살길' 찾자는 '각자도생'만 신경쓰고 있는 것이다.

당 후보와 소속 의원들 간 조기대선을 바라보는 정치적 셈법에 '간극'이 매우 크게 벌어져 있다.


유 후보로선 지지율이 낮더라도 대선을 완주한다면 대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으로 인한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탄핵정당이라는 올가미에 쓰인 한국당을 대신해 새로운 보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TK 배신자 프레임 극복 관건

비록 현주소는 탄핵정국을 주도했지만 전통적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조차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처절한 상황이지만 대선정국을 거치면서 새로운 보수를 바라는 집토끼(보수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영남권 출신의 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특히 TK지역은 유 후보의 대선출마 자체에 대한 이해에도 불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을 주도했다는 '배신자 프레임'아래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어도 유 후보나 바른정당이 그라믄 안되제'하는 정서가 있다"고 분석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