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정당 대선후보들은 황금연휴를 맞은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주말 총력전을 폈다.
특히 이번 주말은 '황금연휴'와 사전투표 전 마지막 주말이라는 점에서 각자의 텃밭이나 전략적 요충지를 중심으로 표밭 다지기에 주력했다.
■文, 호남공략...4개 도시 하루만에 1천km 강행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야권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을 방문, 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전남 화순과 목포, 광주 등 4개 도시를 잇따라 찾아 5·18 민주화운동으로 상징되는 '호남 정신'계승을 강조했다.서울에서부터의 거리로 따지면 하루만에 1천km를 이동한 셈이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고 전국적으로 확실한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각오다.
문 후보는 전북 익산역 동부광장 유세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국회 다수세력에게 총리를 내어 주겠다고 한다. 그러려면 장관도 나눠줘야 한다. 권력도 나눠주고 그들의 요구도 들어줘야 한다"며 "익산은 기득권 세력의 꼬리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전북은 민주 개혁세력의 확실한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3시부터 열린 전남 순천시 유세 현장에는 문 후보 도착 한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려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3천여 명이 모인 지지자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등 혼잡을 빚어 문 후보가 단상까지 200여m를 걷는데 5분여가 걸리기도 했다.
■安,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충청권 표심 공략 대역전 다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충청권을 돌며 지지율 역전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중도 보수층을 결집해 불안한 2위 자리를 회복하고 다시 선투 다툼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세종시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 간담회'에서는 "말이 아닌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제 철학이자 소신"이라며 "저는 후보 중 유일하게 행정수도 완성을 10대 공약에 넣었다. 그만큼 이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한 지지자가 안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며 큰절을 하자 맞절을 하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세종시 행사에 이어 충북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청주 유세, 아산 현충사 참배, 천안 유세 등을 이어갔다.
■洪-劉 PK서 보수 적통 경쟁, 沈 수도권 돌며 상승세 군불 지피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나란히 PK(부산·울산·경남)에 모여 보수정당의 적통 경쟁을 벌였다.
홍 후보는 텃밭 경남에서 바람몰이를 한 뒤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까지 '동남풍'을 밀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주말을 거쳐 안철수 후보와 2위 다툼에서 확실한 2위로 올라선 뒤 다음주 뒷심을 발휘해 대선 역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오전에는 경상남도 지역 공약을 발표했고, 오후에는 울산, 부산을 있따라 방문했다.
홍 후보는 김해공항에서 경남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사드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사업가"라면서 "미국에 이익이 된다고 하면 어떤 것도 양보해줄 사람이다. (한미FTA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대부분 보전이 된다면 한미전술핵을 들여오는 것도 수월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승민 후보는 경남 사천에서 한국노총 경남서부지부 근로자체육대회에 참석한 뒤 경남 진주와 창원 전통시장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문에 영남 시·도민의 표심이 일찍 결정이 잘 안 되고, 괴롭고, 부끄럽고, 또 미래도 생각해야 하고 하니까 제일 부동층이 많아졌다"면서 "남은 10일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오늘 하루 수도권 집중 공략했다.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인천, 일산을 거쳐 부천에서 유세전을 마무리한다.
심 후보는 인천 남구 유세에서 "저는 대통령보다 더 큰 꿈이 있다. 정권교체보다 더 큰 포부가 있다. 60년 차별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며, 이것이 정의당의 존재 이유"라며 "인권과 자유가 존중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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