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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직불카드 이용한 신종 무역금융범죄 적발

홍콩 페이퍼컴퍼니 통해 수입 가격 부풀려 세관 신고 74억원 해외로 빼돌린 후 직불카드로 국내서 인출

【 대전=김원준 기자】국제 직불카드를 이용한 신종 무역금융범죄가 적발됐다.

관세청은 홍콩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물품을 수입하면서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세관에 신고하고 74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J사 대표 김모씨와 임직원 등 4명을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빼돌린 재산 중 52억원을 페이퍼컴퍼니의 배당금으로 위장해 개인 비밀계좌에 입금하고 이 계좌와 연계된 국제직불카드를 발급받아 국내에서 현금입출금기(ATM)기를 통해 인출하는 등 범죄자금을 세탁한 혐의도 추가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회사의 이익을 해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사전에 홍콩에 있는 법인설립 대행사와 범행을 계획한 뒤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수입가격을 부풀려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총 74억원을 홍콩 비밀계좌로 유출시켜 국내재산을 해외로 도피, 내국세를 탈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홍콩으로 빼돌린 비자금을 정상 수익금으로 가장하기 위해 홍콩당국에는 주주 배당금으로 신고하고, 각자 개인명의 홍콩 비밀계좌로 이체한 후 이와 연계된 해외은행 직불카드를 발급받아 국내에서 은행 ATM기를 통해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마련된 현금은 명품 핸드백이나 고가의 수입자동차 및 부동산 구입자금 등으로 사용됐다.

관세청은 대외거래를 악용한 비자금 조성이나 국부유출 등 기업비리를 막기위해 '무역금융범죄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오는 11월까지 무역금융범죄 특별단속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윤이근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은 "신종 수법의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금융정보분석원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비슷한 수법의 범죄를 사전에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