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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은행 BNP파리바은행 마진 더 챙기려 선물환거래 담합

국내에서 영업하는 도이치은행과 BNP파리바은행이 선물환시장에서 판매마진을 더 챙기려고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들이 선물환 구매를 위해 실시한 입찰에서 도이치은행과 BNP파리바은행이 선물환 가격 등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하고 부당한 공동행위 및 선물환 가격 정보 교환을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도이치은행 7100만원, BNP파리바은행 1억5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도이치은행과 BNP파리바은행은 국내 2개 기업이 각각 실시한 선물환 구매 입찰을 서로 번갈아가며 낙찰받기로 하고 선물환 가격을 합의했다.

선물환은 미래 특정 시점의 환율을 계약 당시에 미리 정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덜기위해 거래하는 상품이다. 수출입 대금을 외환으로 거래하는 국내 수출입 업체들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헤지(회피)를 위해 주로 이용한다. 선물환 가격(선물환율)은 현물환율(현재 시점에서 거래되는 환율)에 스왑포인트가 합산돼 결정된다. 이를테면 현물환율이 1130원, 3개월 만기 스왑포인트가 10원일 경우 선물환율은 1140원이다.

도이치은행과 BNP파리바은행의 담합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총 45건의 선물환 구매 입찰에서 이뤄졌다. 수법은 단순했다. 2개 외국계 은행의 서울지점 영업담당 직원들은 수출업체 A사가 매월 실시하는 선물환 구매 입찰을 서로 번갈아가며 낙찰받기로 모의했다. 스왑포인트의 일부인 판매마진을 달러당 최소 2원 이상 붙여 선물환 가격을 제시하기로 합의했다. 담합 이전의 판매마진은 평균 0.9원(BNP파리바은행)에 불과했는데, 담합으로 마진을 두 배이상 높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2개 외국계 은행은 2011년 4월부터 3년6개월여간 총 44회의 선물환 구매 입찰(총 거래금액 2억2400만달러, 약 2500억원)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정해놓는 식으로 담합했다.

공정위 안병훈 국제카르텔과장은 "도이치은행과 BNP파리바은행은 각각 22회씩 동일한 횟수로 낙찰받았다. 이들은 담합 이전보다 더 높은 판매마진을 챙겼다. 결과적으로 거래한 업체는 선물환 구매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고 했다.

공정위는 외환파생상품 시장에서 부당한 공동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독할 방침이다.

안병훈 국제카르텔과장은 "지난해 외환스왑 시장에서 담합을 처음 적발한데 이어 이번엔 선물환 시장에서 국내 외국계 은행들간 담합 행위를 제재했다. 앞으로도 외환파생상품 시장 담합이 적발될 경우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