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닷모래 채취 금지 및 최소화 방안 등을 다루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키로 어민들과 약속했지만 골재업계 민원해결 창구로 전락시킬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다며 어민과 수산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7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바닷모래 채취 중단 요구가 거세지자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협의체는 바다모래 채취해역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연구, 바다모래 채취금지 방안, 채취 최소화 방안, 환경친화적인 채취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수산업계는 국토교통부가 오는 23일 예정된 '민관협의체' 구성 및 운영에 이와 관련된 사항은 일체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협의체가 발족하기도 전부터 골재업체들의 민원사항인 '채취심도 10미터 제한'을 재검토하는 안건만 상정키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해양수산부는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 지정연장과 관련해 '해역이용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국토부에 통보하며 채취심도는 10m로 제한하겠다고 결정했다. 기존 해저면에서 최대 10m의 깊이까지만 모래채취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골재업체들은 지난 10년간 10m를 훨씬 초과한 수십m 깊이로 모래를 파헤쳐 해저 암반 면이 드러날 정도로 채취작업을 해왔다며 채산성에 맞지 않는다며 이를 완화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관협의체' 구성원도 당초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단지관리자, 어업인단체가 참여한다는 취지와 달리 건설·골재 관련 단체까지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민관협의회 참여를 거부하기로 했다.
정연송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바다모래채취반대 수석대책위원장은 "바닷모래 채취 중단이나 최소화를 논의하기로 한 회의체가 국토부가 꼼수를 부리는 수단으로 변질돼 어민들을 우롱하려는 처사에 대해 분노한다"며 "당초 정부와 어민들이 합의한 협의의견에 따라 합리적으로 민관협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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