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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부동산투자자문 시장 경쟁 치열… 신규고객 유치 쏠쏠

KB국민銀 1분기 수수료 지난해 총 순이익 넘어
자산관리 주요 창구로 활용 우리.신한銀 등 서비스 확장

시중은행들이 부동산투자자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문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 수익 창출은 물론, 고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이는 창구로 활용되면서 점차 서비스를 확장하는 추세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주요 은행들의 부동산투자자문 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경쟁에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올 1.4분기 자문 수수료로 4억6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첫 분기에 이미 지난 한해 순이익(4억5000만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가장 먼저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작한 신한은행은 1.4분기 9억원을 부동산투자자문 수수료로 벌어들였다. 지난해에는 2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분기 4억원 가량의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까지 6개월간 1억8900만원을 벌었으며, 올해 1.4분기 수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은행들은 서비스 확장을 위해 부동산투자자문센터를 잇따라 설립했다. 고객을 찾기 위해 현정으로 직접 뛰어든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서울 역삼동 투체어스 강남센터 내에 부동산, 세무 컨설팅을 지원하는 부동산.Tax(세금)컨설팅 센터를 열었다. 기존 본점에 있던 부동산 컨설팅부를 투체어스 강남센터로 이전해 별도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강남과 강북에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종합적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투자자문센터' 2곳을 열었고, 신한은행도 같은 시기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센터를 오픈했다.

다만, 여전히 시장점유율은 미미하다. 부동산투자자문 시장은 연간 5조원 규모로, 그 중 은행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0%에도 못미친다. 거래 건당 수수료율이 너무 낮은 탓이다. 현재 수수료를 가장 높게 받는 곳은 신한은행으로, 평균 수수료율은 0.9% 수준이다. 1% 가량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 대부분을 가져가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4년 은행권 내 유일하게 부동산 중개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직접 부동산 중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평균 0.4%의 수수료를 받는다. 부동산 중개 업체와 6대 4로 나눠가지는 수준이다. KEB하나은행은 평균 0.35%, 우리은행은 0.2%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은행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부동산투자자문업이 자산관리의 주요 창구가 되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입보다 부가 수입을 노리는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보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액 자산가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며 "여신으로 이어지거나 매각 대금의 은행 유치는 물론, 기업을 만족시키는 경우 월급통장과 퇴직연금 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자산관리의 한 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