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4931억·국방부 1814억·경찰청 1302억·법무부 286억 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씀씀이를 줄여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청와대의 특수활동비는 232억원이었다. 또, 지난 11년 간 특수활동비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관은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조직을 신설한 국세청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청와대 특수활동비는 지출예산액 1794억원 가운데 12.9%에 해당하는 23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납세자연맹이 정보공개를 통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2017년 소관부처별 특수활동비 예산금액'을 통해 확인한 금액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각 정부 기관의 특수활동비로 확정된 예산은 총 8939억원으로 2016년보다 68억9200만원 증가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 특수활동비를 아껴 일자리 창출 예산에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올해 5월 현재 청와대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127억원 중 42%에 해당하는 53억원을 절감, 이를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이는 그간 일부 부처들이 특수활동비를 '쌈짓돈'처럼 써온 관행에 대해 경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11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해 특수활동비가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국세청은 2007년 9억8420만원에서 2017년 54억원으로 5.5배 증액됐다. 국세청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10억원 미만의 특수활동비가 편성됐으나 2012년에 29억원으로 늘었고 2013년부턴 54억원대로 급등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특수활동비 54억원은 모두 탈세를 혐의를 조사하는 조사국에 배정되는 예산"이라며 "특히 이 54억원 중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활동비가 총 47억원으로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탈세를 하는 이들에 대한 조사를 위해 적절하게 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세청은 지난해 조세회피처 등을 이용해 해외에 소득과 재산을 은닉하는 역외탈세에 대한 조사를 통해 1조2861억원을 추징하고, 이중 86.8%(1조1163억원)를 징수했다.
이어 통일부(1.6배), 국방부(1.2배), 국무조정실 및 국무총리실·국정원·법무부·미래창조과학부·청와대·경찰청(1.1배)등의 순이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대법원은 2015년, 방위산업청은 2017년에 각각 특수활동비 예산이 신규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지출예산대비 특수활동비 비중을 집계한 결과, 청와대에 이어 감사원 3.1%(39억원), 국회 1.4%(82억원), 경찰청 1.3%(1302억원), 법무부 0.9%(286억원)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국정원은 보안을 위해 지출예산액의 100%를 특수활동비로 충당하고 있어 이번 순위집계에서 제외됐다.
납세자연맹은 "특수활동비 편성내역 상의 항목은 명목적인 항목일뿐 실제적으로는 각 부처의 기관장들이 조직관리차원에서 급여성 활동비, 격려금, 퇴직위로금 등으로 전용해 사용하고 있다"며 "영수증 첨부가 필요없고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적유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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