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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최순실 국정농단 피해자 '노태강 전 국장' 문체부 차관으로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최순실 게이트로 좌천됐다가 공직을 떠나야했던 노태강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57)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하는 등 총 5명의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예산과 재정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2차관에 김용진 현 한국동서발전 사장(56)을 임명하고, 국토교통부 1차관에 손병석 국토부 기획조정실장(55)을, 법체처장에 여성인 김외숙 법무법인 부산 변호사(50)를 기용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세운 합동법률사무소로 부산·경남지역의 인권변호와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한 곳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황인성 한신대 외래교수가 지명됐다. 지난달 31일 첫 차관급 인사 단행에 이어 이날까지 총 18명의 차관급 인사가 이뤄졌다. 이로써 법무부·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여성가족부 등의 차관 인사가 남아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공직을 떠나야했던 노태강 사무총장의 차관 임명은 단순한 복직 조치를 뛰어넘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사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문체부의 역할과 기능 회복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노태강 차관의 기용 배경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전임 정부에서 좌천됐던 인물을 차관으로 기용한 배경에 대해 "체육 분야에 정통한 관료 출신으로 독일에서 유학했으며 해외에서 한국 홍보하는 일에 탁월한 전문성 가지고 있어 평창동계올림픽을 차질 없이 준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만 설명했다. 최근 도종환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박근혜정부 때 부당한 인사압력을 받고 사직한 노태강 차관과 진재수 전 과장 등에 대해 "당연히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복직을 시사,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용된 부처 차관들이 대개 행시 30~31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행시 27회인 노 차관의 기용은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 조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나라 곳간을 책임질 김용진 신임 기재부 2차관은 경기 이천 출신으로 행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재부 공공혁신기획관, 사회예산심의관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기획단장(1급)을 지냈다. 예산통으로 공공정책에도 정통한 관료출신으로 재정개혁과 함께 새 정부의 일자리정책, 공공정책 기조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인물로 지목된다.

국토부 손병석 1차관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기술고시 22회로 공직생활을 시작, 국토정책국장, 철도국장,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국토부 내에선 기획통으로 불린다. 김외숙 신임 법제처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21기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비상임 위원을 지냈으며,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이자 부산경남지역의 인권변호 및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법무법인 부산 소속 변호사다. 박수현 대변인은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해온 노동·인권 전문 변호사"라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