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委-상의 대화 물꼬.. 文대통령도 재계 만나길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가 1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간담회를 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민간기업이다. 17만 대.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상공인 단체인 대한상의가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협력하겠다. 정부와 합치점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동안 새 정부와 재계의 관계는 껄끄러웠다. 문재인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비정규직 제로 정책, 최저임금 1만원, 근로시간 단축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재계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도 이날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했으면 좋겠다" "원칙과 현실의 문제를 조화롭게 다뤄달라"는 등 재계 입장을 전달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부위원장은 "빨리 가되 서두르지 않겠다. 속도를 내면서도 부작용이 없도록 일자리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재계를 달랬다.
이날 만남은 정부와 재계가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일자리위원회는 오는 19일 경영자총연합회 회장단에 이어 21일에는 무역협회 회장단을 차례로 만난다. 대한상의는 다음 달 10일 이 부위원장을 초청, 조찬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일자리 만들기는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다. 문 대통령이 사회 양극화와 고실업 문제의 해법으로 일자리 만들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5월 실업률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질적으론 미흡하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11개월 연속 줄었다. 실업자는 5개월째 100만명을 넘었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6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다지만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실제 성장률은 0%에 가깝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라는 이 부위원장의 말처럼 좋은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최근 세계적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가 "양질의 일자리는 대기업 투자에서 나오는 만큼 노동과 재벌 개혁의 절충점을 찾으라"는 조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정부는 재계와 더 자주 만나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
서비스활성화법, 규제프리존법 등에서 전향적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수위 출범에 앞서 경제5단체장을 만났다. 취임 한 달이 넘은 문 대통령도 재계 인사들과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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