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선슈즈·나전클러치·민화블라우스 등
백악관 환영 만찬엔 '어머니 옷감' 한복 입을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 트랩을 내려가기 앞서 김정숙 여사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푸른색 회화작품이 덧입혀진 독특한 상의를 입고 문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절한 정숙씨' 김정숙 여사가 남편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길을 함께하며 '한국의 미'를 담아낸 독특한 패션으로 내조 외교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 여사의 방미 패션 코드는 '전통, 패션을 만나다.' 평소 미적 감각이 뛰어난 김 여사가 첫 순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염원을 의상에 자연스럽게 반영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지난 28일 출국길부터 눈길을 끈 것은 김 여사가 착용한 버선슈즈다. 버선코의 아름다운 곡선을 살린 이 구두는 김 여사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전통미와 현대미를 조화롭게 접목했다는 평가다.
김 여사가 미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때 착용한 상의에도 전통이 담겼다. 국내 한 회화 작가의 푸른색 나무 그림이 덧입혀진 독특한 상의는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의미가 담았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의 만찬에서는 한국 고유의 색을 담은 한복을 입을 예정이다.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결혼할 때 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만든 한복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수십 년간 서울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해온 김 여사의 어머니가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물들인 푸른 빛깔의 한복이다.
한복에는 화려함보다는 단아함과 우아함을 담아냈다는 전언이다. 김 여사는 평소에도 단아함을 강조한 의상을 주로 선택해왔다. 옷감이나 무늬가 화려하더라도 깔끔하고 단정한 디자인으로 기품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달 10일 취임 행사에서 입었던 검은 꽃무늬 자수가 들어간 흰 정장 역시 한복의 미를 더한 의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한복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돼 한복 옷감시장이 다시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한복을 비롯해 김 여사가 방미 기간 의상에서 파란색을 강조한 데에는 한미 양국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복과 함께 들 손가방으로는 한국적 소재인 나전(螺鈿)으로 장식한 클러치를 골랐다.
김 여사는 또 방미 기간 민화를 모티브로 한 블라우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효제충신(孝悌忠信) 문자도의 글자 중 제(悌)자의 '마주 보고 앉은 새' 모양을 반복 배치해 만든 패턴이다. 미국을 형제 관계로 여긴다는 의미가 담겼다.
청와대 측은 "영부인 패션이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전통을 담은 아이템이 널리 쓰이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방미 첫 일정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장진호 전투기념비에 헌화한 김 여사는 29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의 만찬에 이어 30일에는 노인복지시설인 아이오나(IONA) 서비스센터를 찾아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밖에 카렌 펜스 부통령 부인과 오찬, 서울워싱턴여성협회 회원과의 차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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