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80% 폐쇄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됐던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극적으로 지점 구조조정에 합의했다. 은행측이 지점이 하나 밖에 없어 고객거래에 불편이 예상되는 11개 지역 점포에 대한 폐점 계획을 철회하면서다. 지난 7일 영업점 폐점이 시작된지 4일 만의 일이다.
씨티은행은 11일 노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발표한 자산관리(WM)센터.여신영업센터와 소비자금융영업점 등 25 지점 외에 제주, 경남, 울산, 충북 등 11개 지역 영업점을 폐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씨티은행의 폐쇄 점포는 기존 101개에서 90개로 줄어들게 됐다.
씨티은행 박진회 행장(사진)은 "점포폐쇄에 대해 법원은 노조와 사전 합의 의무가 없고, 금융 공공성 위반도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최근 지점들을 직접 방문해 직원들과 의견을 나눈 결과 거주지 이전에 대한 지방 행원들의 고충을 이해했고, 일부 지역은 고객 특성상 지점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돼서 11개 영업점 유지를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7일 서울 올림픽훼미리지점, 역삼동 지점, 경기도 구리지점 등 5개 점포를 폐점했으며, 오는 10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영업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에도 잠정 합의했다. 우선, 임금은 산별단협 기준보다 높은 2.7% 인상한다. 또 지난해 경영성과에 따른 단체성과급은 76% 지급하며, 특별 격려금으로 150%를 월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오후 5시 강제 PC 종료(off) 제도 신설, 오는 12월 1일부터 오후 5시가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진다. 또 시중은행중 처음으로 10영업일 연속 특별휴가를 신설, 최장 2주간 의무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4년 7월 30일 이후 입행자들은 모두 포함된다.
정규직 추가 전환도 이뤄진다. 노사는 사무계약직 및 창구텔러 계약직 302명 전원은 물론, 전문계약직 45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박 행장은 "고객 서비스의 품질 강화를 위해 유연근무제를 확대 운영하고 WM센터의 경우,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며 "이미 발표한 계약직 외 45명의 무기 전문계약직 5급 직원에 대해서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