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과실비율 따라 자동차보험료 할증
'과실비율' 민간 자율조정 분쟁증가.현장혼란 불가피
오는 9월부터 과실비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할증폭이 달라지는 제도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과실비율을 놓고 자동차 사고자간 다툼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교통사고 당사자간 과실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료 할증 차등적용 제도가 시행되면 과실비율 분쟁으로 인한 민원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손해보험협회에 설치된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 접수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접수 건수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약 3만건이었던 과실비율 분쟁접수 건수는 지난해에는 5만2000건을 넘어섰다. 사고자간 과실 비율을 놓고 다투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증가, 불과 2년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에 접수되는 자동차보험 민원도 지난 2014년 9165건에서 지난해에는 1만2771건으로 늘었다.
이처럼 자동차사고 과실비율과 관련한 다툼이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과실비율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증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과실비율을 놓고 다툼이 벌어졌을때 이를 명확히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이 없어서다. 특히 앞으로는 과실비율에 따라 차후 자동차보험료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사고 당사자간 합의 도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융감독당국이 제시한 과실비율 다툼 해결책은 운전자가 블랙박스 등을 활용해 사고영상과 현장증거를 챙기고 손해보험협회가 출시해 운영중인 과실비율 추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운전자 쌍방이 증거를 잘 챙겨서 자율적으로 합의하라는 얘기다.
때문에 손보업계는 과실비율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증이 시행되면 과실비율과 관련한 다툼은 물론, 관련 민원도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는 9월부터 제도가 자리잡을 때 까지 민원증가와 현장의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
손보업계 관계자는 "과실비율이 50대 50인 교통사고의 경우 자기 과실을 조금만 줄이면 보험료 할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과실비율을 줄이기 위한 분쟁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경우 손보사도 특별한 해결 수단이 없어 민원처리도 늦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손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과실비율을 놓고 분쟁이 더 많아지면 경찰 신고건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면서 "그만큼 교통사고건의 보험처리 기간이 길어져 고객들의 불만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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