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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e메일 공개후 거센 후폭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 ‘마녀 사냥’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e메일 공개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러시아측의 정보제공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한 증거가 명백한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만남을 사전 인지했을 거라는 정황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 마녀사냥" 주장했지만 역풍 거세져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주니어가 전날 밤 잘해냈다. 내 아들은 열려있고, 투명하며, 결백하다. 이는 정치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다. 참담하다"고 밝혔다. 가짜뉴스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억하라. 가짜뉴스에서 '소식통은 말한다'라는 단어들을 들을 때 종종 이들 소식통은 만들어지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6월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측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가야와의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하자 트럼프 주니어는 만남과 관련해 주고받은 e메일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이메일은 만남 주선자였던 롭 골드스톤이 러시아 검찰로부터 얻은 정보를 제공할수 있다는 내용을 적시했고, 트럼프 주니어는 이를 얻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폴 매너포트 당시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등을 동석시킨 내용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다.

NYT는 마녀사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시간순으로 사건을 재구성해 의혹을 확대했다.

■주선자 롭 골드스타인, 트럼프 대통령과도 안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주니어의 경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방향에 따라 커다란 곤경에 빠질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법학대학원의 캐리사 헤시크 교수는 "모든 정보가 매우 중대한 정치적 비중을 갖고 있다"면서 "문제는 법적 비중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통했다는 내용으로 처벌할수는 없지만 최소한 연방선거법 위반으로는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듀크대 법학교수인 사무엘 부엘은 "이메일은 (법적으로) 아주 좋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장한 “반역죄”까지는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법상 반역죄는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거나 적에게 지원과 위안을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인지했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스톤이 보닌 이메일에는 “로나를 통해 당신 부친에게도 이 정보를 전달할수 있지만 민감한 사안이라 당신에게 먼저 보낸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로나는 트럼프의 개인비서로 트럼프 재단에서 30여년간 몸담아온 수족같은 인물이다.

CNN은 롭 글드스타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아들과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을 알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CNN이 USA 대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2013년 6월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 나온 저녁 자리에는 러시아 사업가 아라스 아갈로프 가족과 롭 골드스톤,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다. 트럼프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의 만남을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알았을 가능성을 추정해볼수 있는 정황증거가 될수 있는 부분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