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도중 다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은 근로자에게 공단이 택시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임수연 판사는 건설 근로자 A씨가 "요양비(이송비)를 일부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하라"며 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건설사에서 일하던 A씨는 2007년 2월 경남의 한 수해복구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중 손가락뼈가 부러지고 어깨 근육을 심하게 다쳤다. 이 사고로 그는 수년 동안 병원에서 요양했고 2012년에는 왼쪽 다리로 통증 증후군이 확산해 극심한 통증과 근력 저하가 나타났다. 통증 치료를 위해 공단 산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으면서 계속 택시를 이용한 A씨는 병원까지 이동에 드는 택시비를 청구해 요양비(이송비)로 받아왔으나 2015년 12월 공단이 대중교통비로 산정한 교통비만 지급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공단은 'A씨 상태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자문의 소견을 근거로 1개월치 교통비를 버스비로 정산해 4만4200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를 진료한 병원의 주치의도 '극심한 통증과 근력 저하로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하고 택시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며 "택시비를 모두 이송비로 인정해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버스를 타려면 주거지에서 정류장까지 수백 m를 걸어야 하는데 (택시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은) 항상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거동도 불편한 A씨에게 매우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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