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 다섯번째)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왼쪽 여섯번째),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만나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일자리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대폭 늘어난다. 소득재분배 개선을 위해 초(超)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은 늘리고, 서민·중산층·영세자영업자의 세부담은 완화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017년 세법개정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세법개정안을 논의했다.
새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에 방점이 찍혔다.
우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을 증가시킨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임금을 증가시키는 등 일자리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업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들에게 유인책을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영세 자영업자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체납세금을 면제키로 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정부는 평소 당에서 주장해온 바와 같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민·중산층, 영세자영업자의 세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며 당에서도 상당히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또 소득재분배 개선을 위해 고소득층의 세부담은 강화하되, 서민·중산층,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확대해 나가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 일환으로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면서 △저소득가구의 소득증대를 위해 근로장려금(EITC) 지원금액을 인상하고 △영세 음식점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의제매입세액 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증세에도 뜻을 함께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최근의 저성장·양극화를 극복하고 상생협력에 기반을 둔 포용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세부담 여력이 있는 초고소득자, 초대기업에 대해 과세정상화가 필요하고, 구체적으로는 추가적인 최고세율 구간 신설이 타당하다는 당의 확고한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기본적으로 당의 입장에 공감을 표시했고, 당의 입장을 포함한 전문가 등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 심사숙고해 세율인상에 대한 정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금융소득 분리과세 기준 인하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김 정책위의장은 확인했다. 다만, 자본소득 과세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논의됐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당정협의에서 논의된 세법개정안은 내달 2일 공식 발표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제개편 방향은 세 가지"라면서 "첫 째는 일자리 창출, 둘째는 소득재분배 강화, 셋째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위한 재정기반 확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재정 역할(강화)은 앞으로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사회 일부를 바꾸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그런 측면의 일환으로 세제개편안을 협의할 것이다. 당과 협의한 방안으로 내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민주당 김 정책위의장,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박광온 제3정조위원장, 김종민 정책위부의장 및 송영길 윤호중 김두관 심기준 의원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