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조창원 특파원】 중국 다롄완다그룹에 이어 안방보험그룹의 자산매각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자본유출 고삐를 죄기 위해 중국 당국이 거대 보험사인 안방보험그룹에 해외자산을 매각, 본국으로 수익을 환수토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전방위적인 해외기업 사냥에 나섰던 중국 큰손 기업들의 자산매각이 줄을 잇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블룸버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보험 규제 당국은 최근 안방그룹을 상대로 해외 자산을 처분한 뒤 수익을 본국으로 가져올 것을 요청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안방그룹은 자산 매각 요청 보도에 대해 위챗을 통해 "그런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 해외자산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뉴욕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포함, 해외 자산을 팔 어떤 계획도 없다면서 보도내용을 전체를 반박했다. 안방그룹측은 "현재 그룹의 다양한 사업과 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회사는 충분한 현금과 지불 능력을 갖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안방그룹의 해외자산 매각 가능성은 완다그룹의 매각 작업이 현실화된 뒤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지난달 안방보험그룹, 하이난항공(HNA)그룹, 다롄완다그룹, 푸싱인터내셔널, 저장 로소네리 등 왕성한 해외 M&A를 추진했던 중국 기업들에게 금융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상황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심각한 해외자본 유출을 막는 동시에 인수합병에 나선 기업들이 사실상 국부를 유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 달러(한화 약 2조20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한국 동양생명과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등 금융사 인수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전 회장이 개인적 사유를 들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오너리스크마저 증폭된 상황이다. 특히 우 회장에 대한 구금과 당국 조사의 배경에는 해외 기업과 부동산을 사들이며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깔려 있다.
상하이의 투자은행 카이위안캐피털의 브록 실버는 안방그룹의 자산 매각 범위에 따라 중국 당국이 안방그룹의 부채 수준과 자금 조달 관행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완다에 이어 또 다른 중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철퇴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다는 테마파크와 호텔자산을 매각하는 데 동의하며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랐다"면서 "이러한 조치를 따르는 게 단순히 완다만이 아닐 것이며 그래서 시장은 안방과 다른 모든 해외 인수합병 기업들이 같은 행동을 할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다그룹은 최근 자사가 보유한 호텔과 테마파크 등을 93억달러에 매각해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은 지난 29일 위챗을 통해 그간 해외 투자 목적이 "고국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자금회수 타깃으로 두는 기준은 해외자본유출 방지와 부동산, 호텔, 시네마, 엔터테인먼트, 축구클럽 등이 대상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이들 부문을 비성적인 투자 분야로 지목하고 관련 업종에 대한 해외인수를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대변인도 "부동산, 호텔, 시네마, 엔터테인먼트, 축구클럽에 대한 비이성적 인수를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자산가치 평가가 명확치 않아 자금세탁 우려가 있고 전문기술력과 무관한 업종에 대한 인수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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