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치매.틀니 본인부담도 낮춰
44세 이하 난임시술도 적용
저소득층 건보료 상한 10%로.. 보험료 인상 年 3.2%로 관리
정부가 9일 발표한 의료비 절감대책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인상은 연간 통상 보험료 인상률 수준인 3.2%가량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3대 비급여, 건강보험에 포함
일단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 비급여항목은 모두 급여 또는 예비급여를 통해 2022년까지 건강보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MRI.초음파는 별도 로드맵을 수립해 2020년까지 해소하게 된다. 다만, 약제는 약가협상 절차가 필요한 특성 등을 고려해 현재의 선별등재(positive) 방식을 유지하되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를 도입한다.
대표적인 3대 비급여로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를 꼽는다. 이 중 선택진료비는 2018년부터 완전 폐지된다. 정부는 폐지에 따른 의료기관의 수익 감소는 의료질 제고를 위한 수가 신설, 조정 등을 통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상급병실인 2~3인실도 2018년 하반기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학병원인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경우 병실이 없어 상급병실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9년에는 중증호흡기질환자나 산모 등이 1인실을 이용할 경우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단, 1~3인실 본인부담은 상급병원 쏠림현상을 감안해 기존(20%)보다 높게 책정할 계획이다.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병상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병인과 보호자 등의 병실 상주를 제한하고 전문 간호인력 등이 입원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지난 7월 기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353개 의료기관에서 2만346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2022년까지 10만병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비급여 진료의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신포괄수가제는 기존의 행위별 수가제와 달리 환자가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발생한 진료(입원료, 처치료, 검사료, 약제 등)를 묶어서 미리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관계도 재정립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 완화
노인, 아동, 여성 등 경제.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필수 의료비도 낮춘다. 노인의 경우 치매국가책임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치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신경인지검사, MRI 등 고가 검사들을 급여화한다. 중증치매환자 약 24만명에게는 산정특례를 적용해 본인부담률을 기존 20~60%에서 10%로 인하한다. 또 노인 틀니.치과임플란트의 본인부담률도 50%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틀니 1악당 55만~67만원이었던 것이 33만~40만원, 임플란트 1개당 60만원에서 36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아동 의료비도 줄어든다. 6세 미만이던 적용연령은 15세 이하로 높이고 10% 부담은 5%로 낮추기로 했다. 만 44세 이하 여성의 경우에는 난임시술(인공수정, 체외수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부인과 초음파도 모든 여성에게 건강보험을 확대한다.
■소득 하위계층 건강보험료 상한액 10%로 인하
정부는 소득 하위 50% 계층의 건강보험 의료비 상한액을 연소득 10% 수준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소득 1분위는 의료비 상한액을 12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낮추고, 2~3분위는 150만원에서 100만원, 4~5분위는 2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줄인다. 현재 소득이 가장 높은 10분위는 상한액이 500만원이다. 다만 상한액 인하에 따른 요양병원의 과도한 의료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요양병원 장기입원자에 대한 별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가구 소득에 따라 의료비가 연간소득의 10~40%를 넘는 경우 비급여 등 본인부담의 50∼60% 수준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2022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에 투입할 예정인 30조6000억원 중 10조원 가량은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 건강보험 국고지원(6조9000억원) 및 보험료 부과기반 확대 추진,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의 재원 다양화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따라서 건강보험료 인상은 과거 10년간 통상 보험료 인상률 수준인 3.2%가량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불필요한 장기입원, 과도한 외래진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와 연계한 수가체계를 개편하고 진료비 심사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허위.부당 청구를 효율적으로 차단해 재정누수를 막을 계획이다. 또 사용량.약가 연동제 등 보험약가 사후관리도 강화하고 치료재료 재평가 등을 통한 가격 조정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증진사업 확대 및 건강검진 사후관리 강화로 의료비를 절감하도록 할 예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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