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장충식 기자】경기지역 일부 지자체가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비 비용 지원에 나서자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문제는 올 여름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 에어컨 사용을 반대해 경비원 인권 보호 등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15일 경기지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수원시는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동주택단지의 경비실 에어컨 설치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자 수원시 전체 514개 공동주택 가운데 169개 아파트 단지에서 488대의 경비실 에어컨을 설치하겠다며 지원 신청이 폭주했다. 당초 배정된 자체 예산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수원시는 심사를 통해 72개 단지 258대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나머지 신청 단지는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대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안양시는 지난 7월 관내 공동주택의 경비실 에어컨 설치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3개 단지, 232개소에 에어컨 설치 비용의 50%를 지원키로 했다. 안양시 역시 수요조사 과정에서 2배 이상의 아파트 단지가 신청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추가 예산을 확보,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같은 현상은 자발적인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부담을 느끼는 주민들이 지자체 예산 지원이 시작되자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금을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성남시에서는 아파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성남시 중원구 금광1동 황송마을 아파트 11개동 990가구는 단지 주민들이 폭염에 시달리는 경비원들을 위해 경비 초소 5곳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입주자 대표회의를 열어 990가구 중 82%인 813가구의 동의를 얻어 경비실마다 에어컨을 설치했으며 경비 초소 전기요금도 주민들이 관리비에서 분담하기로 했다.
지난 7월에는 분당구 구미1동 까치마을 신원아파트 14개동 882가구도 입주민 95%의 동의로 경비 초소 16곳 모두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는 주민들간 민감한 사안으로, 지자체 예산지원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경비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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