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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안보이슈 놓고 정국주도권 갈등 심화

與 "초당적 협력" VS 野 "안보무능, 신속히 사드배치"

한반도 안보위기설을 둘러싼 여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야권은 글로벌 사회에서 북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논의 테이블에서 '코리아 패싱' 우려가 높다며 현 정부의 안보무능력·안보불감증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여권은 야권이 안보이슈를 고리로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안보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안보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엄중한 안보위기를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북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미·북간 충돌 심화 등으로 연일 국제사회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이 자칫 주도권 잡기는 커녕 '왕따'를 당할 수 있다면서 문재인정부의 외교정책 부실을 집중 질타했다.

특히 보수야당은 지난주 발표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내 전자파·소음측정 결과를 근거로 조속한 사드배치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 평화구걸 정책이 '문재인 패싱' 현상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난 사드 기지내 전자파·소음측정 결과를 언급, "그동안의 사드 소동은 아무런 근거도, 실체도 없는 허무개그가 아녔느냐"라며 한미간 합의대로 신속한 사드 배치를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문재인정부의 외교적 주도권 상실 위기를 꼬집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북·미가 대결하다가 이제는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으로 전환하는 양상인데 한국은 두 손 놓고 미국과 중국의 협의만 지켜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안포대'(안보를 포기한 대통령)라는 비난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세계가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심각하게 걱정하는데 당사자인 문재인 정부만 천하태평으로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촉즉발의 안보위기 상황이 엄중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사드배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야권은 특히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긴급 안보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엄중한 안보이슈를 고리로 안보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위중한 안보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이 안보정국에 편승해 오히려 안보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초당적 협력'을 거듭 요청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한반도"라며 "안보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만큼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야당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 안보문제에 대해 야권이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데 대한 일종의 견제용으로,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점을 강조, 정치적 공세를 차단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일단 '제재와 대화 지속'이라는 기존의 투트랙 전략 기조를 유지하되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대북 강경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대놓고 유화책 카드를 꺼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