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위 항공사이자 유럽내 7위인 에어베를린이 15일(아하 현지시간) 파산했다. 독일 정부가 1억5000만유로를 긴급지원해 운영 중이다.
에어베를린은 사업을 쪼개 일부는 독일 1위 항공사 루프트한자에, 나머지는 유럽 2위 저가항공사인 이지제트에 매각될 전망이다.
CNN머니,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에어베를린은 그동안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에티하드 항공사의 자금 지원으로 살아남았지만 지난 수년간 극심한 경쟁 속에 막대한 적자가 쌓여 결국 이날 손을 들었다.
에티하드가 추가 자금지원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파산이 결정됐다.
에티하드는 성명에서 "에어베를린의 사업이 이례적인 속도로 위축돼 심각한 도전을 극복하고 대체 전략방안을 적용할 수가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소수주주로서 에티하드는 추가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티하드 지분은 29.2%로 단일 주주 가운데는 최대 주주이지만 과반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에티하드의 자금지원 중단 결정은 지난 11일 독일 정부에 전달됐고, 다음달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는 대량 실업과 휴가철 여객 수송 차질을 막기 위한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에어베를린 직원 수는 약 8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베를린 파산은 지난 5월 이탈리아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 파산 이후 주요 유럽 항공사로는 2번째 파산이다.
저가항공사간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항공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게 이유다.
공교롭게도 알리탈리아와 에어베를린 파산은 모두 에티하드가 방아쇠를 당겼다.
알리탈리아는 직원들이 구조조정안을 거부하고, 49% 지분으로 최대 주주였던 에티하드가 추가 자금지원을 거부하면서 파산했다.
에티하드가 파산 방아쇠가 된 것은 그동안의 전략이 실패로 끝난데 따른 것이다.
에티하드는 유럽 항공사 여러 곳에 지분을 투자해 중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노선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했지만 경쟁 심화 속에서 목표를 충족하는데 실패했다.
지난달 실적보고에서 에티하드는 지난 3월 마감한 회계연도에 18억70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어베를린과 알리탈리아 투자분 상각이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투자상각분이 8억800만달러에 이르렀다.
에티하드도 그동안 할만큼은 했다.
에티하드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에어베를린에 쏟아부은 돈이 18억유로가 넘는다.
그러나 에어베를린이 라이언에어, 이지제트 등 저가 항공사와 독일 국적항공사들의 저가항공 부문과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결국 두 손을 들었다.
한편 에어베를린 파산 소식이 전해진면서 독일 항공사 주가는 이날 오후 장에서 30% 넘게 폭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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