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 지지세력과 '격론'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인선이 21일로 미뤄진 것은 그동안 중립을 유지하던 롯데그룹이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으로 돌아섰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회장 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회장 인선을 놓고 격론을 벌였는데 그 중심에 롯데그룹이 있었다. 임추위에 소속돼 있는 이봉철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부사장이 그간 중립을 지켜오다 이날 내부인사인 박 회장 직무대행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 발단이 됐다.
임추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종 후보군 3인인 박 회장 직무대행,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정민주 전 BNK금융연구소 대표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 직후 부터 최종 후보자 선정 논의에 돌입했지만, 오후 5시가 지나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21일로 최종 결정을 미뤘다. 임추위가 4시간이 넘는 회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과반을 넘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만큼 '박빙'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 회장 인선은 '순혈주의.적폐 청산'과 '정부 낙하산 인사 반대' 간의 대결구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박 대행과 김 부회장은 각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박 대행은 BNK금융그룹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해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성세환 전임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나 엘시티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그룹 쇄신과 적폐청산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김 전 부회장은 BNK금융그룹의 장기 경영 공백 사태와 관계가 없는 외부 인사이기 때문에 순혈주의 청산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BNK금융그룹 회장 인선 절차에 정부가 개입돼 있다는 주장에 발목이 잡혀있다. 특히 부산 지역 시민단체와 BNK금융 노조 등은 '총파업' 까지 예고하며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내부인사인 박 대행을 지지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BNK금융그룹 임추위는 21일 오후 7시부터 최종 후보자 결정을 위한 논의를 재개한다. 임추위는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최다 득표 후보를 회장 후보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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