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한-중 수교 25주년] 中 비관세 장벽 높이며 효과 미미.. 서비스 부문으로 협정 확대 시급

한.중 FTA 성과와 과제
對中 수출의존도 높지만 3년새 무역흑자 40% ↓
中 기술경쟁력 높아지며 서비스 분야 활로 찾아야

[한-중 수교 25주년] 中 비관세 장벽 높이며 효과 미미.. 서비스 부문으로 협정 확대 시급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지난 2015년 12월 발효됐다. 양국 수교(1992년) 이후 23년째 FTA가 시작된 것이다. 전체 상품의 90% 이상을 최장 20년간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한다는 '낮은 수준'의 FTA다.

FTA 발효 이후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통관, 위생 및 검역(SPS), 무역기술장벽(TBT) 등 여러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한.중 FTA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양국은 상품에 한정된 FTA를 서비스.투자 분야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중국 산업 고도화와 내수.서비스 중심의 시장 재편 등으로 양국 간 교역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중 수교 25년을 맞은 가운데 양국 교역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양국 간 상품교역 규모(1992년 64억달러→2016년 2114억달러)는 33배, 인적 교류는 12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27억달러에서 1244억달러로, 수입은 37억달러에서 870억달러로 증가했다. 상품교역은 연평균 15.7% 성장세다. 한.중 간 서비스교역은 2016년 369억달러로 1998년(27억달러)보다 13배 이상 늘었다.

한국의 중국쪽 투자는 2000년 1억달러에서 지난해 33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 2009~2016년에 우리나라의 제조업 부문 해외 직접투자 중 중국 비중이 34.1%(216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흑자국이다.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기준 375억달러였다. 한국의 전체 무역흑자(892억달러) 가운데 42%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해 대중 수출의존도는 25%에 이른다. 중국의 대한국 수출의존도가 4.5%인 점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하지만 최근 3년 새 무역흑자(2013년 628억달러→2016년 375억달러)가 40.3% 감소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한.중 교역액 대비 흑자 비율도 1993년 13.5%에서 2013년 27.4%로 높아졌다가 지난해 17.7%로 급감했다. 이는 수입대체 추진 정책과 가공무역 규제 등 중국의 내수 중심 산업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의 경제정책 전환과 산업고도화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의 중간재 위주 대중국 수출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지표로 한.중 수출경합도(수출구조가 비슷할수록 100에 가까움)이다. 이를 보면 1998년 37.9에서 2015년 기준 44.8로 높아졌다. 디스플레이(93.6), 반도체(64.3), 무선통신(62.4) 등 한국 주력산업 분야에선 중국과 이미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 문제가 수교 이후 한.중 경제교류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인다. 우선 양국 간 인적교류가 급랭했다. 올 상반기 한국 방문 중국인 수는 225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1%나 줄었다. 양국 투자도 둔화됐다. 한국의 중국쪽 투자는 46%, 중국의 한국쪽 투자는 32% 줄었다.


전문가들은 한.중 FTA 서비스.투자 분야의 후속 협정이 성사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외교.안보 분야 갈등과 별개로 중국 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등 한.중 FTA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상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FTA 서비스 분야 후속협상 시 한국이 중국에 비교우위가 있는 중국의 여행업, 컴퓨터.정보서비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개방 확대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대중 서비스 수출이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