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이 주택구매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령층이나 저소득층은 주택구입시 무리하게 대출을 활용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종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주택담보대출 없이 구입·보유한 주택현황과 가계부채 정책에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은 가구 비중이 지난해 연말 기준 57%로 2012년말(62.8%)보다 5.8%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담대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전에 주택을 구입한 가구는 주담대 없이 구입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다른 국가보다 빠른 이유도 주택담보대출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가구 중에서는 노령층과 저소득층이 많았다. 주택 구입 여력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해 기준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가구의 가구주 평균 나이는 59.2세였고, 주택 평균 가치는 2억2000여만원이었다. 가구 중위 경상소득은 4000만원이었다.
반대로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가구는 평균 50세, 집값 2억6000여만원, 소득 5340만원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가구가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들면 대출을 받아 생활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소득이 부족한 은퇴자가 주택담보대출로 자산을 유동화하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받지 못한다. 박 연구위원은 "따라서 대출 보다는 주택연금으로 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산과 소득에 여유가 있어 대출을 받지 않은 가구의 경우에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면 대출을 받아 주택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가계부채가 늘어난다.
이들이 현재 보유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갭투자(전세를 안고 주택 구입)에 나서더라도 8.2 부동산 대책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대출 건수 기준으로는 1건이기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앞으로 주택가격 급락으로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정부가 인위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은 자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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