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등에 대비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안업체 파이어아이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하는 북한 해커들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최근 비트코인 영문뉴스 웹사이트를 공격하고, 악성코드 '워너크라이(WannaCry)'에 감염된 비트코인 거래자들로부터 비트코인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어아이는 올들어 지금까지 한국 내 가상화폐거래소 세 곳에서 해킹 공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인 야피존의 경우, 3800비트코인(약 1500만달러)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크 맥나마라 파이어아이 연구원은 "대북제재가 이런 활동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라며 "북한은 이같은 활동이 저렴한 비용으로 현금 확보를 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가격 상승과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규제가 없는데다 비밀성으로 인해 자금 확보와 자금 세탁 도구로 사용하기에 유용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이 한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같은 언어와 지리적 인접성, 뿐만 아니라 올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가상화폐 허브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맥나마라 연구원은 "지금까지 북한이 한국 이외의 국가를 타킷으로 삼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그러나 더 많은 자금이 가상화폐 거래소로 흘러 들어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게 되면 타깃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이어아이는 해커들이 비트코인 등을 달러화나 원화로 바꾸기 위해 먼저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인 모네로 등으로 바꾼 뒤 신용화폐로 교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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