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로또 “올 상반기 판매량 급증, 하반기 공급량 조절 중”
판매량 급증, 과잉공급 가능성 제기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복권방. 복권방 주인은 "나눔로또가 공급하는 '스피또' 즉석복권이 제 때 공급되지 않아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최수상 기자】“즉석복권을 공급해주지 않으니 팔고 싶어도 못 팔아요”
울산 남구 신정동 한 복권판매점 주인의 말이다. 복권 명당으로 알려진 서울 중랑구 중화2동의 한 복권판매점 주인도 같은 말을 했다.
울산과 서울 뿐만 아니라 ㈜나눔로또가 발행하는 ‘스피또’ 즉석복권 3종이 전국적으로 동이 났다. 전국 대부분 복권판매점에서는 최고 20억원의 당첨금이 걸린 즉석복권 ‘스피또2000’과 5억원이 걸린 ‘스피또1000’은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당청금 2억원인 ‘스피또500’만이 일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최근 경제난 속에 소위 '대박'을 기대하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복권 구매자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연예인 당첨 방송, 마케팅 영향"
이에 대해 ㈜나눔로또 측은 올 상반기 즉석복권 판매량이 급증한 탓에 하반기 공급 물량을 조절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밝혔다.
24일 나눔로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즉석복권 판매 수익은 11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95억 원에 비해 45% 급증했다. 나눔로또 측은 올 하반기 남은 기간 즉석복권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공급물량을 조절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나눔로또 관계자는 “상반기처럼 물량을 계속해 공급할 경우 자칫 10월부터 연말까지 즉석복권 판매가 중단될 수도 있어 올 한 해 판매목표액 2010억원을 달성하는 수준에서 공급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전으로 긁어 당첨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나눔로또의 즉석복권 3종. 올 상반기 즉석복권 판매량이 지난해 비해 45% 급증하자 하반기 들어 나눔로또가 공급을 조절하면서 전국 복권판매점 대다수가 2000원권과 1000원권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판매량 급증 원인에 대해 나눔로또 측은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마케팅 효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나눔로또 측의 과잉공급이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나눔로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한 TV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즉석복권에 당첨되는 장면이 방송돼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며 “이런 영향이 올 상반기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고 복권판매점에 복권을 공급하는 지역별 딜러(배급자)들의 마케팅 노력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부터 판매실적이 좋은 복권종류를 연간발행량 한도인 1억9000만매 내에서 회당 제한없이 발행할 수 있도록 한 복권위원회의 복권발행계획에 따라 나눔로또 측이 특정 인기복권을 과다하게 공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도물량 1억9000만장 소진 가능성"
지난해까지 연간 최대 발매 횟수가 5회에 그쳤던 스피또1000원의 경우 발행매수 제한이 풀린 올 들어 이미 7회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회당 2000만장이 발매되는만큼 지금까지 1억4000만장이 판매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피또2000의 경우 이미 올해 2회에 걸쳐 4000만장이 발행됐기 때문에 두 종류만 합해도 1억8000만장에 이르고 나머지 스피또500 발행 매수를 포함할 경우 올해 한도물량인 1억9000만장이 모두 발매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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