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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과 봉사, 함께 합니다] "아버지 생명의 은인, 찾고보니 사회복무요원"

[병역과 봉사, 함께 합니다] "아버지 생명의 은인, 찾고보니 사회복무요원"
경기 일산소방서 119 구조대 김승기 사회복무요원

경기 일산소방서 119 구조대에서 구급차를 타며 구급 보조로 근무하는 김승기 사회복무요원( 사진)은 끔찍한 사고현장을 자주 목격한다. 공포 영화 관람도 꺼릴 정도로 공포증을 보유하고 있는 그가 소방서에 지원한 특별한 사연이 있다.

■힘든 20살, 생명의 은인에게 빚을 지다
모든 청소년들이 기다려왔던 20살. 2015년 설레었던 20살의 시작은 김씨에게는 기대와는 완전히 다르게 시작됐다.

2015년 여름 아버지는 사고로 한쪽 눈 시력을 잃었다. 그는 "자칫하면 출혈 때문에 아버지의 생명도 위태로웠던 순간 119 구급차가 출동하지 않았더라면 아버지의 얼굴을 영영 보지 못 할 뻔 했다"며 "사고를 신고해주신 시민에게 감사하고 출동해서 신속한 응급처치 후 병원에 이송해줬던 119 구급대원들에게 감사했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건강이 회복되기 시작할 무렵 그는 복무하게 될 근무지를 선택하는 시간이 다가왔고 많은 근무지 가운데 눈에 띈 건 ‘119 일산 소방서’ 였다고 그는 전했다.

김씨는 ‘만약 내가 119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내 아버지를 도와줬던 119구급 대원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소방서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도시의 영웅들과 함께
일산 소방서 119 구조대에 배치된 그는 화재 현장 출동을 비롯해 각종 사고현장에 투입됐으며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소방관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느끼게 됐다. 소방서 배치 9개월이 지난 어느날 그의 아버지를 이송했던 구급대원을 만날 수 있었다. 은인은 가까운 데 있었다.
김씨는 "은인은 바로 119 일산소방서 구조대 직원과 현장에 출동한 나의 선임이었던 다른 사회복무요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9개월 동안 찾아다녔던 사람이 바로 나와 함께 지냈고 나와 함께 응급환자들을 도왔다는 걸 생각하면 미묘한 감정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2년 동안 119 구조대 사회복무요원으로서 공포증을 이겨내고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들과 더불어 많은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생활한다"고 덧붙였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