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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릭 리지웨이 "환경파괴 트럼프에 총력 다해 맞설 것"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첫 수상자 기자회견
자연보존에 대한 소신발언
케이블카 추진하는 울주군에도 반대입장 전달

환경운동가 릭 리지웨이 "환경파괴 트럼프에 총력 다해 맞설 것"
지구의 아들'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동운동가 릭 리지웨이가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최수상 기자】울주세계산악문화상(Ulju Mountain Culture Awards·UMCA) 첫 수상자인 미국의 등반가이자 환경운동가 릭 리지웨이(Rick Ridgeway·68·사진)가 환경을 파괴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 방문을 겸해 울산을 찾은 릭 리지웨이는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생 보존과 보호를 강조했다.

그는 개발논리에 의해 파괴돼가는 지구의 자연환경에 대해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과 공기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건강한 자원이 나오지 않고 건강한 사람이 없으면 건강한 시장도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기업인들이 상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소속한 파타고니아사는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회사 운영도 해야 하지만 그보다 야생보호를 우선으로 생각한다”며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계속된 개발로 자연을 파괴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런 점에서 파타고니아사는 회사의 모든 것을 총 동원해서라도 현재의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것이고 그를 반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의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은 보호구역이 많다. 아쉽게도 그것 모두 산이고 평지는 농토화 또는 도시화가 돼있다. 하지만 야생동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평지와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지웨이는 울산시와 울주군이 추진 중인 영남알프스에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했다. UMCA 첫 수상자로 자신을 선정해 초대까지 해준 울주군에게는 다소 섭섭하게 들릴만한 쓴 소리였다.

그는 “케이블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케이블카가 사람을 자연으로 오게 만들겠지만 결국 자연파괴도 뒤따른다”며 “많은 이들이 자연을 즐기려 오더라도 오히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방문자 수를 제한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케이블카는 피했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면 산을 파괴하게 될 것이다. 트레일을 개발해서 두발로 직접 방문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차를 타고 와서 또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 커피를 마시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다시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것은 최소한 자연의 영감을 받은 인간은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UMCA는 올해 영화제 프로그램 콘셉트인 ‘자연과의 공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릭 리지웨이를 선택했다.

리지웨이는 ‘죽음의 산’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K2를 1978년 미국인 최초로 무산소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원이기도 했다.

세계적 알피니스트로서 명성만으로 이번 수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리지웨이는 자신의 산행과 탐험을 글과 사진, 영화 등 다양한 기록으로 남겨 세계 많은 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깊은 울림으로 전해주고 있다.

지난 2000년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공식 이사회 멤버로 시작해 10년 넘게 ‘사회 공헌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경영 철학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자연을 우선 생각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높이 평가돼 세계 기업들의 초청도 잇따르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