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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는 남편에게 제초제 건넨 부인..‘자살방조' 무죄 확정

부부싸움 도중 화가나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남편에 제초제를 건네준 아내가 자살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6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신모씨(62·여)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고기잡이 그물을 분실한 남편과 말다툼을 하던 중 흥분해 '죽어버리겠다'고 말한 남편에게 '이거 먹고 콱 죽어라'라며 제초제가 담긴 드링크 병을 건네 자살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남편이 숨지기 전에 작성한 '신씨가 제초제를 갖다 줬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와 녹음 진술이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 2심은 "피해자의 메모와 녹음 진술은 신씨가 농약을 건네줬다는 간략한 내용뿐이고, 농약을 건네준 시기와 경위 등 구체적인 정황은 담겨있지 않아 유죄의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실제 죽을 마음을 먹고 농약을 마신 것이라기보다는 부부싸움으로 발생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충동적으로 벌인 사건이라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