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한 방송사에 취업한 최영환씨가 영상자료를 편집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동영상 편집을 배우면서 영상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최영환씨(22)는 고교시절 영상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영상제작자가 되는 꿈을 꾸게 됐다.
대학에서 전문적인 영상제작 기술을 배우고 싶었던 최씨는 그러나 희망하던 대학 입학에 고배를 마신 뒤 잠시 방황도 했다. 재수와 군 입대를 두고 고민하던 최씨는 국비로 영상제작 분야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던 중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를 알게됐다.
■군 복무를 자기계발의 발판으로
9일 최씨에 따르면 경기북부지방병무청을 방문해 취업맞춤특기병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취업맞춤특기병이란 상대적으로 기술훈련의 기회가 적은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자들이 희망에 따라 국비가 지원되는 기술훈련을 받은 뒤 해당 분야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경력을 쌓아 전역 후에는 취업 등 사회진출을 원활하게 해주는 현역병 모집제도다.
대학학력의 전공자가 아니어도 기술훈련만 수료하면 고등학교 학력자에게도 동등한 자격이 주어지는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를 활용한 최씨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4개월여간 기술훈련을 수료한 뒤 취업맞춤특기병 ‘영상제작’ 특기로 같은해 10월 입영할 수 있었다.
최씨의 군 생활은 시작부터 도전의 연속이었다. 육군훈련소 입영 후 특기에 대한 세부교육을 받으러 간 줄 알았던 교육사령부가 그대로 복무부대가 된 것이다. 후반기 교육 없이 교육사령부 기계화학교에 배치돼 CBT(초급 장교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영상)제작이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으나 막상 기술을 전수해 줄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진 선임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와는 전혀 다른 낯선 근무환경과 교육기반이 부족해 기술훈련과정에서 배웠던 경험만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앞섰다.
그러나 최씨는 시행착오를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하나하나 기술과 노하우를 쌓아 나갔다. 1년 뒤 기계화학교의 홍보영상 제작은 최씨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실력자가 됐고 창의적인 보안포스터 제작으로 부대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복무 중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경기북부병무청장께서 보내주신 격려 편지도 취업맞춤특기병으로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험과 자신감이 취업 이어져
올 7월 군복무를 마친 최씨는 군 생활동안 수없이 만들고 익혔던 영상제작과 편집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 사회생활에서 활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침 한 방송사에서 편집 관련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접하고 바로 지원서를 접수했다. 채용인원 1명에 15명이 지원했으나 면접과 실기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최씨가 당당히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역한지 한 달여 만에 취업의 관문을 통과했다.
편집실 업무 특성상 최씨의 업무는 오후 1시부터 시작된다. 다른 부서에서 전날부터 오전까지 촬영해온 영상물을 편집해 밤 10시에 방송을 내보낼 수 있도록 보도국에 자료를 넘겨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의 모습으로 여기까지 온 데는 취업맞춤특기병이라는 기회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며 "현재 하고 있는 영상편집 일이 좋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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