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채권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채권 시장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 올 들어 인도와 인도네시아 채권 시장에 투입된 외국자본 순입 규모는 신흥시장 전체의 2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채권 가격은 지난 수개월간 오르며 수익률을 끌어 내렸다. 채권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은 반대로 내려간다.
10년 만기 인도 국채 수익률은 6개월 전 6.711%에 달했으나 현재 6.619%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같은 기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7.094%에서 6.310%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몰리던 당시 약 8%에 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채권 수익률이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성장 전망도 밝은 것이 자금을 꾸준히 몰리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채권 시장에 대해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등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핌코 싱가포르 지사의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롤랜드 미에스는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높아지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WSJ는 지난 2013년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 탠트럼’의 충격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채권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했음을 지적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환율시장도 크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 집계에 따르면 인도 루피화는 올해 들어 거래가 가장 많은 아시아 통화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달러에 대한 루피 가치는 올해 들어 4% 이상 올랐다.
WSJ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기조에도 인도와 인도네시아 채권에서 자금이 빠지지 않는 주요 이유에 대해 장기성인 기관투자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노무라의 롭 수바라만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기관투자자들은 단기성의 헤지펀드와는 다르게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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